병원 과실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형사 고소가 아니라 진료기록 확보로,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환자 본인과 가족이 사본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 고소는 처벌과 자료 확보에, 민사 소송은 금전 배상에 목적이 있어 상황에 따라 병행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려도 이의신청으로 검찰의 재검토를 받을 수 있으니 절차를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진료나 수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느끼면, 감정을 앞세워 병원과 다투기 전에 진료기록부터 확보하는 것이 순서다. 의료법 제21조는 환자 본인과 법정대리인에게 진료기록의 열람과 사본 발급을 청구할 권리를 준다. 수정되기 전 원본까지 포함해 요청할 수 있다.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직계비속 등 가족이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내면 발급받을 수 있다. 기록을 빨리 확보할수록 좋다. 시간이 지나 기록이 바뀌었는지 다투게 되면 입증이 훨씬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지, 의료진의 설명, 동의서도 함께 챙겨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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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절차는 겨냥하는 바가 다르다. 형사 고소는 의료진을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강제로 자료를 확보하고 조사하기 때문에, 환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를 끌어내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민사 소송은 손해를 돈으로 배상받기 위한 절차다. 여기서는 원칙적으로 환자 측이 의료진의 과실과, 그 과실이 피해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전문 영역이라 입증이 까다롭고, 그래서 앞서 확보한 진료기록과 감정 결과가 승패를 가른다.
| 구분 | 형사 고소 | 민사 소송 |
|---|---|---|
| 목적 | 의료진 처벌 | 금전 배상 |
| 입증 주체 | 수사기관 | 환자 측 |
| 결과 | 형벌 | 배상금 |
둘 중 무엇을 먼저 할지는 목적에 달렸다. 배상이 급하고 사실관계가 비교적 분명하다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을 먼저 밟는 방법이 있다.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작고 전문 감정을 거친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그때 민사 소송으로 넘어간다.
반면 병원이 자료를 내주지 않거나 사안이 중대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형사 고소가 자료 확보와 압박의 카드가 된다. 형사와 민사는 배타적이지 않아 함께 진행할 수도 있다. 다만 형사에서 과실이 인정된다고 민사 배상액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형사 고소를 했는데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고소인은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 기록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면 검사가 경찰의 판단이 적절했는지 다시 살피고, 필요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이의신청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니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곧바로 기한부터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이때 단순히 억울하다고만 적기보다, 어느 대목의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를 진료기록과 감정 자료로 짚어야 재검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느 길이든 출발점은 같다. 기록을 먼저 확보하고, 목적에 맞는 절차를 고른 뒤, 불복 수단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