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배상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다 낸 사고나 공공시설 관리 하자로 다친 경우에만 적용되며, 최근 안성 트럭 사고처럼 민간 차량 사고는 대상이 아니다. 피해자는 배상심의회 신청과 곧바로 소송하는 길 중 선택할 수 있고 심의회 절차는 의무가 아니다. 청구권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 사고일부터 5년의 시효가 있으니 진단서와 사고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2026년 9월 19일 경기 안성시 공도읍의 한 어린이공원 벼룩시장에서 1t 트럭이 사람들 사이로 돌진해 4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런 사고를 접하면 "관공서를 상대로 배상을 받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안성 사고의 운전자는 재활용품을 수거하던 60대 민간 트럭 기사로, 공무원도 관용차량도 아니다. 사고 원인도 급발진 주장과 페달 오조작 진술이 엇갈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이 진행 중이다. 이 경우는 국가배상이 아니라 운전자와 그 보험을 상대로 하는 일반 교통사고 배상의 영역이다. 국가배상은 훨씬 좁은 조건에서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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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배상법은 크게 두 상황을 다룬다. 첫째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다가 고의나 과실로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제2조)다. 관용차량을 몰던 공무원이 공무 수행 중 낸 사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도로·신호등 같은 공공시설의 설치나 관리가 잘못돼 사고가 난 경우(제5조)다.
핵심 판단 기준은 두 가지다. 가해자가 공무원인지, 그리고 그 사고가 '직무 집행 중'에 일어났는지다. 관용차 번호판을 달았더라도 공무원이 퇴근 후 사적으로 운행하다 사고를 냈다면 국가배상이 아니라 개인 책임이 된다. 반대로 시청 소속 기사가 업무차 운전하다 낸 사고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 주체가 된다.
가장 큰 차이는 상대방이 개인이 아니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이다. 관용차 교통사고의 경우 국가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 책임까지 함께 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는 한층 안정적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책임 주체도 살펴봐야 한다. 공무원의 과실이 가벼운 '경과실'이면 국가만 책임을 지지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판례상 공무원 개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 누구를 상대로 청구할지가 사안마다 달라진다는 뜻이다.
절차는 두 갈래다. 하나는 법무부 산하 본부배상심의회와 전국 14곳의 지구배상심의회에 배상을 신청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곧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길이다.
여기서 오해가 많은 지점이 있다. 국가배상법 제9조는 배상심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소송을 낼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즉 심의회 신청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심의회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결정이 나오는 장점이 있고,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뒤에 소송으로 갈 수 있다. 심의회 배상 결정을 받으면 동의서를 첨부해 배상금 지급을 청구해야 하며, 청구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청구할 때는 사고 사실과 손해를 증명하는 자료가 필요하다.
| 구분 | 준비할 자료 |
|---|---|
| 사고 사실 | 교통사고사실확인원, 사고 경위서, 경찰 수사자료 |
| 손해 입증 |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소득·휴업손해 자료 |
| 신분 관계 | 사망 사고 시 가족관계증명서 등 상속 관계 서류 |
가장 주의할 것은 시효다. 국가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두 기간 중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청구가 막히므로, 사고 직후 진단서와 사고 자료부터 확보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국가배상은 '공무원이 직무 중에 낸 사고'라는 문을 통과해야 열린다. 내 사고가 그 문 안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