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김포공항에서 조업사 버스 착오로 국제선 승객 4명이 입국심사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고, 일본 국적 1명은 9시간 뒤 돌아왔다. 밀입국은 출입국관리법 제94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지만,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여서 항공사·공항 착오로 의도 없이 이탈한 승객에게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임의로 움직이지 말고 즉시 신고해 재심사를 받고, 과실 소재를 가릴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6월 7일, 도쿄 하네다를 출발한 대한항공 KE106편이 김포공항에 내렸다. 문제는 내린 다음이었다. 조업사 램프버스가 국제선 승객 일부를 국내선 청사에 잘못 내려줬다.
그 결과 국제선 승객 4명이 국내선 승객들 틈에 섞여 오전 11시50분쯤 입국심사는 물론 세관·검역까지 건너뛴 채 공항 밖으로 나갔다. 3명은 오후에 돌아왔지만, 일본 국적 1명은 약 9시간 뒤인 오후 8시45분에야 복귀했다.
누구의 실수였는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승객이 심사대를 몰래 피한 게 아니라, 버스가 이들을 엉뚱한 곳에 내려준 것이다. 관계기관조차 오후 2시20분에야 이탈 사실을 파악했다.

Mike Mijares
먼저 용어부터 갈라야 한다. 흔히 섞어 쓰지만 둘은 성격이 다르다.
밀입국은 입국심사 자체를 받지 않고 들어오는 것이다. 출입국관리법 제12조는 외국인이 입국할 때 반드시 입국심사를 받도록 정한다. 이를 어기고 입국하면 같은 법 제94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된다.
불법체류는 결이 다르다. 입국은 정상적으로 했지만, 허가된 기간을 넘겨 머물거나 체류 목적과 다른 활동을 할 때 문제가 된다. 이번 사건은 '들어오는' 단계의 이야기라 성격상 밀입국 쪽에 가깝다. 두 개념을 나누는 실익은 분명하다. 밀입국은 입국 자체가 위법이 되지만, 불법체류는 적법한 입국을 전제로 그 이후의 상태를 따진다. 판단의 출발점이 아예 다르다.
그렇다면 이 승객들은 밀입국으로 처벌될까. 판단의 핵심은 '고의'다.
우리 형법은 원칙적으로 고의가 있어야 범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실수, 즉 과실을 처벌하려면 법에 따로 규정을 둬야 하는데, 밀입국죄에는 그런 과실 처벌 조항이 없다.
이 사건처럼 승객이 심사를 피할 의도 없이 항공사·조업사의 착오로 끌려나간 경우라면, 밀입국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렇게 되면 책임의 무게는 승객이 아니라 관리 의무를 진 쪽, 즉 항공사와 조업사, 공항 관리 체계로 옮겨간다. 실제로 국토부도 이탈을 자동으로 잡아내는 시스템이 없어 직원 무전과 현장 확인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착오'가 전제일 때의 이야기다. 스스로 심사를 회피하려 했다면 판단은 전혀 달라진다.
가능성은 낮지만 누구든 비슷한 착오에 휘말릴 수 있다. 이때 대응 원칙은 단순하다.
첫째, 이상을 느끼면 임의로 움직이지 말고 곧바로 공항 직원이나 출입국 당국에 알린다. 스스로 판단해 밖으로 나가는 순간 상황이 복잡해진다.
둘째, 안내에 따라 정식 입국심사와 세관·검역 절차를 다시 밟는다. 이번 4명도 공항에 돌아온 뒤에야 절차를 마쳤다.
셋째, 어떤 안내를 받았고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기록을 남긴다. 항공권과 탑승 정보, 시간대는 나중에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릴 근거가 된다. 착오의 책임이 내게 없다는 걸 뒷받침하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이라면 이런 기록이 향후 재입국이나 체류 심사에서 불이익을 막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