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이 국무총리와 장관직만큼은 겸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겸직 자체는 합법이지만 논란은 후임 승계가 가능한 비례대표에서 집중되며, 사퇴는 법이 아닌 2000년 이후 굳어진 관례다. 겸직 뉴스를 볼 때는 후보자가 지역구인지 비례인지, 사퇴 관례를 따르는지를 함께 확인하면 논란의 성격이 보인다.
국회의원이 장관이 되면서 의원직을 그대로 갖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이 법률로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고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어떤 직을 막을지는 법률에 맡겼다. 그 법률이 국회법 제29조다.
국회법 제29조 제1항은 의원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직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정한다. 뒤집어 읽으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즉 장관직만큼은 의원이 겸해도 된다는 뜻이다. 다른 공직·영리업무는 막지만 내각 자리는 열어둔 셈이다.
이 구조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요소가 섞인 우리 정부 형태에서 나온다. 대통령이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데려와 정부와 국회를 잇게 하는 통로로 겸직이 쓰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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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허용하는데도 겸직이 도마에 오르는 이유는 의원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지역구냐 비례대표냐다.
지역구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그 자리를 채우려면 보궐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비용과 공백이 크다. 그래서 지역구 의원이 장관을 겸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문제 삼는 분위기가 있다.
비례대표는 다르다. 의원이 사퇴하면 같은 당의 다음 순번 후보가 의석을 그대로 승계한다. 선거를 다시 치를 필요가 없고 의정 공백도 생기지 않는다. 사퇴할 이유가 분명한 만큼, 비례대표가 장관이 되고도 의원직을 붙들면 "굳이 왜"라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비례대표가 입각하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법 조항이 아니라 굳어진 관례다. 이 관행은 2000년 김한길 의원이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될 때부터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전국구(비례) 의원이던 그는 장관이 되며 의석을 넘겼다.
관례를 어겨 실제로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2015년 말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의원직을 유지하려다 비판이 커지자 결국 사퇴했다. 법이 사퇴를 강제한 것이 아니라 여론이 밀어낸 결과였다.
2026년 8월 개각에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이 다시 같은 쟁점을 불렀다. 그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의원으로, 사퇴하면 당이 원외 정당이 된다는 현실을 이유로 비례 의원직 유지를 선언했다. 경향신문은 8월 31일 사설에서 이를 두고 특혜·특권 비판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인사청문회가 겸직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낸 뒤, 임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겸직을 하느냐 마느냐를 표결로 끊어주는 절차가 아니다.
법적으로 겸직이 합법인 이상, 국회나 정부가 비례대표 의원에게 사퇴를 강제할 근거는 없다. 그래서 이 논란은 대체로 두 갈래로 정리된다. 본인이 여론을 받아들여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거나, 특수한 사정을 내세워 유지하며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거나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역구 의원의 장관 겸직이라면 승계 문제 때문에 유지 쪽이 현실적이고 논란도 작다. 비례대표라면 승계가 가능한 만큼 사퇴 압박이 크고, 유지를 택할 경우 그 정당성을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남는다. 겸직 뉴스를 볼 때는 후보자가 지역구인지 비례인지, 그리고 사퇴 관례를 따르는지를 함께 보면 논란의 무게가 가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