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20대 여성이 강요된 맨주먹 싸움 끝에 숨진 사건에서 싸움을 시킨 성인 2명은 강요, 직접 때린 10대 2명은 폭행치사로 각각 다른 혐의를 받았다. 강요죄는 5년 이하지만 폭행치사는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하한이 더 무겁고, 가담자의 나이에 따라 형사처벌과 소년보호처분으로 경로가 갈린다. 구속과 불구속은 유무죄가 아니라 신병 확보 필요성에 따른 판단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5월 29일 새벽 청주 상당구 용암동의 한 공원에서 20대 여성 B씨가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와 남자친구가 B씨에게 10대 여성 2명과 차례로 맨주먹 싸움을 하도록 강요했고, B씨는 거부했는데도 연달아 싸우다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가 사망했다.
검찰과 경찰은 가담자들에게 서로 다른 혐의를 적용했다. 싸움을 시킨 A씨와 남자친구는 공동강요, 직접 싸운 10대 2명은 폭행치사다. 같은 사건인데 왜 죄명이 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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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혐의는 겨냥하는 행위가 다르다.
강요죄(형법 제324조)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남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드는 죄다. '싸우기 싫다는 사람에게 싸우게 한 행위' 자체가 여기에 걸린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여럿이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쓴 특수강요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무거워진다.
폭행치사(형법 제262조)는 폭행을 한 결과 사람이 사망한 경우다. 죽일 의도는 없었더라도 때린 행위가 죽음으로 이어졌다면 성립한다. 이 죄는 상해치사 규정(제259조)을 그대로 적용받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강요죄는 '5년 이하'로 처벌하지 않을 여지(벌금)까지 열려 있지만, 폭행치사는 '3년 이상'으로 하한 자체가 정해져 있다. 사망이라는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즉 싸움을 시킨 쪽과 직접 때린 쪽 중 어느 죄가 더 무겁냐를 단순 비교하면, 결과범인 폭행치사의 하한이 더 높다. 다만 강요가 사망의 원인을 만든 정도, 공모 관계 등에 따라 성인 가담자에게 더 무거운 죄가 추가로 검토될 수 있다. 최종 죄명과 형량은 수사·재판을 거쳐 정해진다.
직접 싸운 2명은 10대다. 여기서 나이가 갈림길이 된다. 기준은 만 14세다.
같은 폭행치사라도 가담자가 만 14세 미만이면 형사처벌이 아니라 보호처분으로, 그 이상이면 형사재판으로 향할 수 있다. 이 사건 10대들의 정확한 나이는 공개되지 않아 어느 쪽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헷갈리기 쉬운 점이 구속 여부다. 이 사건에선 강요 혐의의 성인 2명은 구속됐고, 더 무거운 폭행치사 혐의의 10대 2명은 불구속으로 입건됐다.
혐의가 무거운 쪽이 오히려 불구속이라 의아할 수 있지만, 구속은 형벌이 아니다. 도주할 우려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지 등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느냐를 보는 절차다. 그래서 죄의 경중만으로 구속이 정해지지 않는다. 미성년이라는 점, 주거가 분명한지 등도 고려된다.
결국 구속·불구속은 유무죄나 최종 형량과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불구속으로 풀려 있어도 재판에서 실형이 나올 수 있고, 구속됐다고 유죄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다만 사건 초기에 A씨 등이 '술래잡기를 하다 넘어졌다'고 거짓 진술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신병 판단에 반영됐을 가능성은 있다.
정리하면 이 사건은 '시킨 죄'와 '때린 죄'가 별개로 다뤄지고, 나이에 따라 처벌 경로가 갈리며, 구속 여부는 그와 또 다른 층위의 판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에 여러 책임의 축이 겹쳐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