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피해자 중에서도 2022년 이후 17명이 숨지면서, 신변보호만으로는 가해자를 막지 못한다는 공백이 드러났다. 피해자를 지키는 신변보호와 가해자를 제약하는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는 결정 주체와 역할이 서로 달라, 상황에 맞게 함께 요청해야 보호가 촘촘해진다. 위험을 느끼면 112 신고와 함께 각 조치를 구분해 요청하고, 연락과 피해 증거를 평소에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워치를 받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경찰청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10월 12일까지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피해자 가운데 17명이 살해됐고, 10건은 살인미수로 집계됐다. 지난해 교제폭력 112 신고는 10만 5,327건으로 처음 10만 건을 넘어 2021년보다 83.8% 늘었다.
이 공백의 핵심은 조치의 성격이 다르다는 데 있다. 스마트워치나 맞춤형 순찰 같은 '신변보호'는 피해자 쪽을 지키는 장치다. 가해자가 접근하는 것 자체를 법으로 막는 일은 또 다른 조치의 몫이다.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정작 필요한 보호를 요청하지 못한 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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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쓸 수 있는 보호는 크게 세 갈래다. 신변보호는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이고,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는 가해자의 행동을 제약하는 조치다. 결정하는 주체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 구분 | 결정 주체 | 겨냥 대상 | 특징 |
|---|---|---|---|
| 신변보호 | 경찰 | 피해자 | 스마트워치·순찰·임시숙소 등, 가장 빠름 |
| 긴급응급조치 | 경찰(직권) | 가해자 | 현장에서 100m 접근금지, 재발 우려 시 |
| 잠정조치 | 법원 | 가해자 | 접근금지·유치 등 강하지만 결정에 시일 |
잠정조치는 가해자 경고,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 접근금지, 유치장·구치소 유치의 네 가지다. 다만 경찰이 검사를 거쳐 법원에 신청하는 구조라 결정까지 일주일가량 걸리기도 한다. 특히 가장 강력한 '유치' 인용률은 2023년 50.9%에서 2025년 31.3%, 올해 8월까지는 22.8%로 떨어졌다. 요건이 구속영장 수준으로 엄격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해자가 구금되지 않은 채 풀려 있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급박한 순간에는 순서를 외워 두는 편이 낫다. 먼저 112에 신고해 현재 위협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린다. 출동한 경찰에게는 가해자의 접근을 막는 긴급응급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재발 우려가 인정되면 현장에서 바로 100m 접근금지가 가능하다.
이어 더 오래 가는 보호가 필요하면 잠정조치 신청을 요청한다. 경찰과 검찰을 거쳐 법원이 결정하는 절차이므로, 신청 사실과 진행 상황을 담당 수사관에게 확인해 두는 게 좋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 접근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직접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한 가지 조치에만 기대지 말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제약을 동시에 걸어 두는 것이 공백을 줄이는 길이다.
조치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결국 증거다. 스토킹은 '지속·반복'이 인정돼야 하는데, 법원 판단이 엇갈리는 만큼 기록이 촘촘할수록 유리하다. 다음을 평소에 정리해 두면 신고와 신청 모두에서 힘이 된다.
제도는 아직 빈틈이 있고,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만 7건이다. 제도가 보완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어떤 보호가 지금 나에게 걸려 있고 무엇을 더 요청할 수 있는지 구분해 두는 것, 그리고 증거를 남기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안은 경찰과 변호사 상담을 함께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