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교회에서 11세 아이를 결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목사와 외할머니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가 적용되면서 형량은 두 사람의 공범 성립과 각자의 가담 정도에서 갈리게 됐다. 네 차례 신고에도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정황은 피고인 감경 사유가 아니라 국가 책임이라는 별개의 문제로, 재판에서 죄명과 역할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이를 침대에 결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여성 목사가 8월 1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충남경찰청은 이 사건을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했다. 살인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라는 점이 앞으로 형량을 가르는 출발점이다.
두 죄명의 갈림은 '죽일 의도가 있었는가'다. 살인은 사망이라는 결과를 인식하고 받아들인 경우이고, 아동학대치사는 학대 행위를 하다가 그 결과로 아이가 숨진 경우를 말한다. 경찰이 치사 혐의를 택한 것은 결박과 방임 자체를 학대로 보고 그 끝에 사망이 이어졌다고 판단했다는 뜻이지, 애초에 죽이려 했다고 본 것은 아니다.
법정형은 가볍지 않다.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는 아동학대치사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한다. 죽일 고의가 인정되는 아동학대살해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으로 더 무겁다. 검찰이 보완수사에서 고의를 뒷받침할 정황을 더 확보하면 죄명이 바뀔 여지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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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송치는 끝이 아니라 재판으로 가는 중간 지점이다. 경찰이 넘긴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한 뒤 기소 여부와 최종 죄명을 결정한다. 구속 상태로 기소되면 1심은 원칙적으로 정해진 구속 기간 안에서 진행된다.
변수는 외할머니다. 아이를 함께 돌본 외조모도 8월 1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은 다음 주 검찰 송치를 예고했다. 두 사건이 한 재판부에서 병합돼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각자의 가담 정도를 나란히 놓고 심리하게 된다.
이 아이와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부터 네 차례 있었다. 2021년 방임, 2024년 외조모의 체벌은 형사처벌로 이어졌고, 숨지기 며칠 전인 8월 2일과 3일에는 아이가 직접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경찰은 외상이 뚜렷하지 않다며 첫날 신고를 정식 접수하지 않고 아이를 교회로 돌려보냈고, 법원은 8월 5일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을 기각했다. 아이는 같은 날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 있다. 기관이 분리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피고인의 형을 깎아주는 사유는 아니다. 오히려 반복된 학대 정황은 재판에서 형을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다만 국가와 지자체의 대응 부실은 형사 형량과 별개로 국가배상이라는 다른 트랙에서 따질 문제다. 책임을 묻는 무대가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핵심 쟁점은 두 사람이 공동정범이냐다. 목사는 갓난아이 때부터 아이를 맡아 사실상 주된 보호자 역할을 했고, 외조모는 최근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며 돌봄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박과 체벌에 둘 다 가담한 정황이 인정되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공동정범이 되면 각자가 결과 전체에 책임을 진다. "나는 일부만 했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다. 다만 실제 선고 형량은 누가 결박을 주도했는지, 방임이 이어진 시간에 각자가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결박 시간은 매체에 따라 30시간에서 38시간까지 엇갈리게 전해지는데, 이 시간이 정확히 확정되는 것 역시 가담 정도를 가르는 근거가 된다.
재판 전이라 확정된 것은 없다. 지금 분명한 것은 죄명이 아동학대치사이고 두 보호자가 모두 구속됐다는 사실, 그리고 형량의 무게가 공범 성립과 각자의 역할에서 갈린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