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끼리 사무를 두고 다투면 지방자치법 제165조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분쟁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조정하고, 그 결정에는 이행 의무가 따른다. 조정을 따르지 않으면 직무이행명령과 대집행으로 이행을 강제할 수 있고, 권한 자체가 다툼이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으로 넘어간다. 내 지역 사업이 이런 갈등에 걸렸다면 조정 신청과 위원회 의결, 착공 중 어느 단계인지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공고에서 확인하면 실제 진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대구 1호선 연장에서 경산과 영천이 재원과 운영비를 놓고 맞선 것처럼, 지자체끼리 사무 처리를 두고 다투는 일은 드물지 않다. 이런 다툼의 1차 해결 창구는 소송이 아니라 지방자치법 제165조가 정한 분쟁조정이다.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조정한다.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아도, 그 다툼이 공익을 크게 해쳐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직권으로 조정에 나설 수 있다. 광역과 기초, 즉 시·도가 얽힌 분쟁은 행정안전부의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같은 시·도 안 시·군·구 사이의 분쟁은 그 시·도의 지방분쟁조정위원회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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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은 담당자가 임의로 결론 내는 절차가 아니다.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친 뒤 분쟁조정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1명 이내로 꾸려지며, 이 가운데 다섯 명가량은 교수와 판사, 검사, 변호사 같은 전문가로 채워진다.
조정 결정이 나오면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이를 서면으로 지체 없이 관계 지자체장에게 통보한다. 통보를 받은 지자체장은 그 결정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는 일까지 포함된다.
조정 결정을 권고쯤으로 여기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지자체가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직무이행명령과 대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대신 집행하고 그 비용을 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강제에는 절차와 요건이 따르고, 지자체가 결정에 불복해 다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조정이 통보됐다고 해서 곧바로 사업이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사업비 분담 같은 사무 조정과 달리, 어떤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 자체가 쟁점이면 길이 달라진다. 헌법 제111조와 헌법재판소법 제62조는 지자체 상호 간의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가 맡도록 정하고 있다. 시·도 사이, 시·군·자치구 사이, 그리고 광역과 기초 사이의 권한 다툼이 여기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 상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그 지자체는 결정 취지에 맞는 처분을 해야 한다. 조정으로 풀리지 않은 갈등이 마지막에 기대는 곳이 이 심판이다.
조정이나 심판은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 재원 분담 협약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착공이 미뤄지거나 사업이 멈춘다. 앞서 본 경산·영천 사례처럼 지자체 간 부담을 정하는 협약이 겉돌면, 예타를 통과한 사업이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내 지역에서 비슷한 갈등이 벌어졌다면,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실질적이다. 분쟁조정을 신청했는지, 위원회 의결과 조정 결정이 나왔는지, 그 결정이 이행돼 협약과 착공으로 이어졌는지를 순서대로 보면 된다. 이 정보는 행정안전부와 해당 지자체의 공고, 의회 회의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갈등이 크게 보도된다고 사업이 끝난 것도, 조정 신청 소식이 곧 해결인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