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사람은 20년을 복역하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고, 최근 10년간 132명의 무기수가 실제로 가석방됐다. 사형이 1997년 이후 집행되지 않아 무기징역이 사실상 최고형으로 운영되다 보니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새로 만들자는 논의가 이어진다. 유족은 범죄피해자 통지제도로 가해자의 석방·출소 사실을 통지받고 가석방 심사에 의견을 낼 수 있어, 선고 직후 미리 신청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무기징역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교도소에 가두는 형벌이다. 글자만 보면 평생처럼 읽히지만, 법적으로는 사형과 분명히 다르다. 사형은 생명을 박탈하는 형이고, 무기징역은 복역을 전제로 한 자유형이다.
현실적인 차이는 더 크다. 한국은 199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사형이 선고돼도 집행되지 않는 상황이라, 실제로는 무기징역이 가장 무거운 형벌처럼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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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다. 형법 제72조는 무기징역의 경우 20년이 지나야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 1을 넘기면 된다. 원래 무기수의 기준은 10년이었지만, 2010년 형법 개정으로 20년으로 강화됐다.
주의할 점은 20년이 '자동 출소'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20년은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일 뿐이다. 행상이 양호하고 뉘우침이 뚜렷하다고 판단돼야 하며, 법무부장관 소속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0년을 채웠다고 바로 풀려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심사가 시작되는 구조다.
숫자로 보면 가늠이 된다. 법무부 교정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가석방된 무기수는 132명이다.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무기징역이 결국 출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예 가석방 자체를 막는 형벌을 두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른바 '가석방 없는 무기형', 절대적 종신형이다. 법무부는 무기형을 가석방이 가능한 형과 불가능한 형으로 나누고 법원이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다만 입법은 간단치 않다. 사형제를 그대로 둔 채 절대적 종신형까지 두는 것을 두고, 위헌 소지가 있는 두 제도가 함께 존재한다는 반대가 나온다. 교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비판도 있다. 반대로 재범 위험이 큰 흉악범을 사회와 영구히 분리해야 한다는 찬성 논리도 팽팽하다. 현재로서는 도입이 확정된 단계가 아니라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선고 결과만 지켜보다 가해자의 출소 소식을 뒤늦게 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한 제도가 범죄피해자 통지제도다. 신청하면 가해자의 구속·석방, 형 집행 상황, 출소 날짜 등을 통지받을 수 있다. 형사사법포털(kics.go.kr)이나 모바일 앱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직접 조회하는 방법도 있다.
가석방 심사 단계에서는 피해자나 유족이 교정당국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가해자의 재범 위험이나 피해 회복 여부에 대한 유족의 의견은 심사에서 참고 자료가 된다.
핵심은 시점이다. 통지와 의견 제출은 대부분 신청을 전제로 작동한다. 선고가 끝났다고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20년 뒤 가석방 심사까지 이어지는 긴 과정의 시작이다. 유족이라면 통지 신청만큼은 선고 직후에 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