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사고는 2025년 4318억원(188건)으로 늘어 2026년엔 2.4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 접근매체 위·변조나 해킹 사고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은행이 배상하지만, 본인이 직접 송금했거나 이용자 중과실이 있으면 배상이 어렵다.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지급정지를 걸고 3년 내 배상을 신청하되, 합의가 안 되면 금융감독원(1332) 분쟁조정을 활용하는 순서를 기억해 둘 만하다.

금융감독원 집계로 2020년부터 2026년 4월까지 금융권에서 터진 사고 금액은 1조2419억원에 이른다. 특히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4년 3536억원(112건)이던 사고 규모는 2025년 4318억원(188건)으로 한 해 만에 더 커졌고, 2026년 들어서는 1~4월에만 50건, 대략 2.4일에 한 번꼴로 사고가 났다. 4대 은행만 봐도 연간 사고 건수가 2020년 20건에서 2025년 80건으로 네 배가 됐다. 유형별로는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금융사기가 전체의 40%를 넘어 가장 많고, 그 뒤를 업무상 배임과 횡령·유용이 잇는다. 비대면 거래가 늘고 내부통제의 빈틈이 겹치면서 외부 사기와 내부 일탈이 함께 늘어난 셈이다.
숫자가 커졌다는 건 내 계좌도 남 일이 아니게 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고가 났을 때 은행이 물어주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먼저 갈라 봐야 한다.

Elina Volkova
기준은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다. 접근매체(공인인증서·OTP·비밀번호 등)가 위조·변조되거나, 해킹처럼 전자적 전송·처리 과정에서 사고가 나 이용자가 손해를 봤다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배상 책임을 진다. 내 잘못이 없는데 계좌가 뚫린 경우가 여기 해당한다.
2024년부터는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도 더해졌다. 보이스피싱 같은 비대면 사고에 대해 은행의 예방 노력 수준과 이용자의 과실 정도를 함께 따져 손해를 나눠 배상하는 방식이다.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개인 피해가 대상이고, 사고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신청해야 한다.
반대로 다음은 배상을 받기 어렵거나 못 받는다. 첫째, 본인이 직접 송금 버튼을 누른 거래다. 속아서 보냈더라도 '자발적 지급지시'로 분류되면 책임분담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둘째, 은행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안내했는데도 정상 거래라고 주장해 진행한 경우다. 셋째, 비밀번호나 OTP를 남에게 알려주거나 접근매체를 빌려준 것처럼 이용자의 고의·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때다. 이 경우 약관에 정해진 범위에서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용자에게 넘어간다.
실제로 제도가 있어도 배상까지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만큼 '내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 관건이라는 뜻으로 읽는 편이 현실적이다.
사고 직후의 몇 시간이 지급정지 성공률을 좌우한다. 배상 여부를 따지는 일은 그다음 문제다. 신고 시각과 담당자 이름까지 메모해 두면, 나중에 책임분담을 다툴 때 '내가 제때 조치했다'는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