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영화 '암살자(들)' 관람평에서 매크로를 이용한 기계적 어뷰징을 확인하고 지난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매크로나 다수 계정으로 평점·공감 수치를 왜곡하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있고, 과거 댓글 조작 사건에서도 유죄가 확정됐다. 실제 관람 뒤의 혹평과 조직적인 수치 조작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니, 의혹을 받았다면 실관람 증빙과 사용한 도구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네이버는 영화 '암살자(들)' 관람평에서 기계적 어뷰징, 즉 매크로를 이용한 조작이 확인됐다며 지난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치도 뒤따랐다. 관람평 정렬 기본값을 공감순에서 최신순으로 임시 변경했고, 영화 평점을 보여주는 롤링보드에는 전문가 평점만 띄우기로 했다.
이 영화는 역사 왜곡 논란이 얽혀 별점 공방이 격해진 상태였다. 다만 정치적 찬반과 별개로, '매크로로 수치를 흔드는 행위'가 법적으로 어떤 문제인지는 따로 짚어볼 지점이다. 후기를 쓰거나 광고를 대행하는 사람에게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KATRIN BOLOVTSOVA
핵심 조문은 형법 제314조다. 1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남의 업무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위계'란 상대의 착오나 부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보지도 않은 사람이 매크로로 별점과 공감 수를 부풀리거나 깎으면, 플랫폼과 다른 이용자가 '실제 평가'로 오인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위계다.
같은 조문 2항은 컴퓨터등장애 업무방해를 다룬다.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장애를 일으키고 업무를 방해한 경우로, 매크로로 대량 신호를 집어넣는 방식이 여기에 걸릴 수 있다.
선례도 있다. 포털 댓글의 공감 수를 매크로로 조작한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서 법원은 업무방해를 유죄로 확정했다. 평점이든 공감이든, 시스템이 집계하는 수치를 자동화된 수단으로 왜곡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기 쉽다. 영화를 보고 별 하나를 준 것까지 범죄는 아니다. 실제 관람 뒤의 주관적 혹평은 의견 표현에 가깝고, 그 자체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지 않은 영화를 두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면 명예훼손 문제가 따로 붙을 수 있다.
법이 겨누는 것은 '수단'과 '규모'다. 한 사람이 자기 계정으로 한 번 남긴 평가와, 매크로나 다수 계정을 동원해 집계 수치 자체를 비트는 행위는 성격이 다르다. 현행법상 매크로 사용이 그 자체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으로 업무를 방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무에서는 재산상 이익이 없거나 실제 서버 장애·피해가 확인되지 않으면 기소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초범이면 기소유예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운이 좋으면 넘어간다'는 뜻이지, 조직적 동원이 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광고 대행처럼 여러 계정과 작업 지시가 오가는 구조라면 위험은 훨씬 커진다.
의혹을 받는 쪽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실제로 봤다'는 사실을 증명할 근거를 모으는 것이다. 예매 내역, 티켓, 계정 로그를 확보한다. 실관람 여부가 위계 성립의 1차 갈림길이다.
다음은 사용한 도구를 점검하는 일이다. 매크로나 자동화 프로그램, 다수 계정을 썼는지가 사건의 성격을 가른다. 이때 후기를 서둘러 지우거나 말을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한다. 증거인멸로 오해받거나 진술이 꼬일 수 있다.
플랫폼의 소명 요청에는 사실대로 답하고,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업무방해는 민사가 아니라 형사 사건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대행하는 입장이라면 계약서와 작업 지시 기록을 남겨, 어디까지가 정상 홍보이고 어디부터가 조직적 조작인지 스스로 선을 그어두는 것이 결국 자신을 지킨다.
정리하면, 후기 한 줄의 솔직함은 보호받지만 수치를 비트는 자동화는 보호받지 못한다. 경계는 '내 생각을 말했는가'와 '남의 집계를 조작했는가' 사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