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물놀이 사고처럼 관리 소홀이 의심되는 사망사고라도 관리 주체가 곧바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상과실치사죄는 관리 의무와 그 위반,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모두 이어져야 성립하며 손해배상 책임과는 별개로 판단된다. 사고 지점이 통제 의무가 있던 구역인지, 담당자에게 실제 권한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처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2026년 9월 12일 진도군 신비의 바닷길 인근 해상에서 물놀이를 하던 일가족이 물에 빠져 어머니와 네 살 아들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여덟 살 아들은 저체온증 증상으로 구조됐고, 해경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런 사고에서 유족과 주변이 먼저 떠올리는 질문 중 하나가 "관리하는 쪽은 처벌받지 않느냐"는 것이다.
답부터 말하면,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관리 주체가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누군가에게 안전을 관리할 의무가 있었고, 그 의무를 어겼으며, 그 때문에 사람이 숨졌다는 세 고리가 모두 이어져야 한다. 하나라도 끊기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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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죽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일반 과실치사보다 무거운 이유는 업무에 따르는 주의의무를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성립 요건은 세 가지다. 첫째는 업무성으로,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그 일을 맡은 사람이어야 한다.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지자체 담당자나 위탁업체 직원이 여기 해당한다. 둘째는 주의의무 위반이다. 위험을 예견하고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는지를 본다. 셋째는 그 위반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다. 관리 소홀이 없었다면 사망을 피할 수 있었어야 한다.
진도 사고 지점은 개장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관광지 인근 해상으로 파악된다. 진도군은 가계·금갑·신전 같은 지정 해수욕장에는 수상 안전요원을 배치하지만, 지정 구역 밖 갯벌이나 물길까지 상시 통제하지는 않는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관리 주체에게 그 지점을 통제하고 안전요원을 둘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가 주의의무를 따지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지정 물놀이구역에서 안전요원을 빠뜨렸다면 의무 위반을 말하기 쉽지만, 애초에 물놀이가 예정되지 않은 구역이라면 관리 의무 자체가 있었는지부터 다툼이 된다. 지금은 해경이 사고 지점의 성격과 통제 상황을 조사하는 단계다.
관리 주체가 지자체냐 위탁 민간업체냐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달라진다. 다만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이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은 별개라는 점이다.
울릉군 물놀이 시설에서 초등학생이 숨진 사건에서 법원은 시설의 설치·관리 하자를 인정해 울릉군에 약 4억8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그러나 군수와 담당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전문 지식도, 자문할 인력이나 예산도 없이 업무를 맡았다는 이유였다. 형사 재판은 이와 별도로 진행돼 담당자들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항소심이 이어지고 있다.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형사처벌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도, 그 반대도 아니다.
대법원도 2023년 판결에서 독자적으로 안전조치를 취할 권한이나 책임 없이 보좌·조언 역할만 한 안전관리자를 업무상과실치사로 처벌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류상 직함이 아니라 실제로 위험을 통제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본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이런 사고에서 형사처벌 여부는 다음을 순서대로 따져 봐야 한다.
네 가지가 모두 이어질 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문제 된다. 유족이라면 손해배상과 형사 고소·수사를 분리해 대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배상은 시설 하자만 입증해도 받을 수 있지만, 형사처벌은 특정 담당자의 구체적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