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물놀이 사고에서 지자체 배상 여부는 사고 장소가 관리되는 물놀이 구역인지와 방호조치가 있었는지로 갈린다. 국가배상법 제5조는 영조물 관리 하자에 무과실책임을 지우지만, 통제되지 않은 자연 해안이라도 위험표지·차단 같은 방호조치의무 위반이 있어야 책임이 인정된다. 사고 지점의 관리구역 여부, 방호조치 유무, 증거 확보 상태를 먼저 확인해 배상 가능성을 가늠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물놀이 사고를 당했을 때 지자체에 배상을 물을 수 있는지는 사고 장소의 법적 성격에서 먼저 결정된다. 지정 해수욕장, 지자체가 물놀이 관리지역으로 따로 정한 계곡·갯벌, 관리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자연 해안은 각각 책임의 무게가 다르다.
문제는 유명 관광지라고 해서 물놀이가 관리되는 구역은 아니라는 점이다. 2026년 9월 12일 전남 진도 신비의 바닷길 인근 해상에서 물에 빠진 일가족 중 어머니와 4세 아들이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사고도, 바닷길 자체는 널리 알려진 명소지만 그 인근 해상이 통제·관리되는 물놀이 구역이었는지는 별개다. 그래서 배상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사고 지점이 누군가 관리하도록 지정된 곳이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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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시설이나 안전표지의 문제를 다투는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5조다. 도로·하천 같은 공공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나면 국가나 지자체가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책임은 관리자의 고의·과실을 따지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법에 별도의 면책사유도 없다.
관건은 '하자'의 판단 기준이다. 법원은 영조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췄는지를 본다. 그 장소의 현황과 이용 상황을 종합해,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관리자가 다했는지가 실제 승패를 가른다. 안전요원 배치, 수심 변화 표지, 부표, 위험구역 접근 차단이 이 방호조치에 해당한다.
관리 주체가 지정되지 않은 자연 해안이라고 해서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관리 관청에는 위험한 지역의 물놀이를 금지하거나 위험표지와 부표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본 판단이 있다. 물에 빠질 위험이 뚜렷하고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인데도 아무런 경고나 차단이 없었다면, 관리 소홀을 다툴 여지가 생긴다.
다만 반대 방향도 분명히 해야 한다. 지자체가 예상하기 어려운 자연적 위험이거나, 관리 대상으로 볼 수 없는 순수한 자연 상태라면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 잘못이 섞여 있으면 배상이 아예 없어지는 게 아니라 과실상계로 금액이 조정된다. 울산지방법원의 한 판결에서는 지자체가 인명구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안전요원을 배치한 점을 들어 책임을 인정했다. 익수 사고는 즉시 발견과 응급조치가 생명을 좌우한다는 이유였다. 대신 피해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수심이 얕았던 점 등을 고려해 지자체 책임을 일부로 제한했다.
지자체를 상대로 한 배상은 두 경로가 있다. 법무부에 설치된 배상심의회에 신청하면, 사고 경위와 손해 내용, 청구 금액, 책임이 있다고 보는 기관을 적어 자료와 함께 낸다. 심의회는 신청을 받으면 증거조사를 거쳐 4주 안에 지급·기각·각하를 결정한다. 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소송이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심의회를 생략하고 곧바로 해당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도 있다.
이 조건들이 관리 소홀 쪽을 가리킬수록 배상 가능성은 높아진다. 사망·중상 사고라면 배상심의회 신청이나 소송 모두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사고 직후 증거부터 남기고 변호사와 요건을 맞춰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