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나 단기채를 산 투자자는 발행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대개 담보 없는 일반 회생채권자로 분류돼 담보권자보다 뒤 순위에 놓인다. 실제 회수 비율은 법원이 인가하는 회생계획에서 정해지며 현금 변제와 출자전환이 섞이는 경우가 많아 원금 전액을 돌려받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채권을 신고하지 않으면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 실권이 될 수 있어, 관리인이 만든 채권자 목록에 내 채권이 올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발행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권자들이 몇 갈래로 나뉜다. 담보를 잡은 채권자는 회생담보권자, 담보가 없는 채권자는 회생채권자, 그리고 주주다. 일반적인 무담보 회사채나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산 투자자는 대부분 담보가 없으므로 일반 회생채권자에 들어간다.
변제 순위는 회생담보권이 가장 앞서고, 그다음이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 이어 일반 회생채권 순이다. 주주는 맨 뒤다. 여기에 더해 근로자 임금·퇴직금이나 일부 조세 같은 공익채권은 회생계획과 무관하게 수시로, 회생채권보다 먼저 갚는다. 다시 말해 무담보 채권자는 담보권자와 공익채권보다 뒤에 서 있는 셈이다.

Mikhail Nilov
순위가 정해졌다고 회수액이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회생절차는 개시결정 이후 채권신고, 채권조사, 회생계획안 제출과 관계인집회 결의, 법원의 인가결정, 변제 순으로 진행된다. 실제 회수 비율, 즉 변제율은 이 과정의 끝에 있는 회생계획에서 확정된다.
회생계획은 보통 원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나눠 갚고, 일부는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섞는다. 변제 기간도 여러 해에 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담보 채권자가 원금을 전액 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변제율은 회사의 자산과 사업 전망에 따라 사건마다 크게 달라지므로, 특정 숫자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가 절차 초반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은 채권 신고다.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 안에 자신의 채권 금액과 발생 원인을 신고해야 회생절차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원금뿐 아니라 개시 전날까지 쌓인 이자(지연손해금)도 계산해 함께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신고를 놓치면 문제가 커진다.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나중에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변제받을 권리가 사라진다. 이를 실권이라고 부르는데, 채권 자체가 법적으로 소멸하는 것과 다름없다. "기다리면 알아서 정리되겠지"라고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예외가 없지는 않다. 채무자나 관리인이 이미 알고 있는 채권은 관리인이 작성하는 채권자 목록에 올리고, 목록에 기재되면 신고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내 채권이 이 목록에 들어가 있는지다. 또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 내에 신고하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끝난 뒤 1개월 안에 보완해 신고할 수 있다.
확인해두면 좋은 것들:
최근 홈플러스 전단채 사태처럼 단기채에 투자한 개인·법인이 손실을 본 사례가 있었다. 발행사가 회생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 손실 여부를 따지기 전에 신고 절차부터 확인하는 것이 권리를 지키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