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안가 회동 위증 사건이 대법원 재항고 기각으로 1심 공소기각이 확정됐지만, 그가 원한 무죄와는 성격이 다른 결론이다. 공소기각은 실체를 따지지 않고 절차 하자로 재판을 끝내는 형식재판이고 무죄는 죄가 없다는 실체 판단이어서 피고인에게 남는 의미가 다르다. 판결 기사에서 결론의 이유가 절차 문제인지 혐의 증명 여부인지를 보면 두 결론을 구분할 수 있다.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안가 회동 위증' 사건이 대법원에서 마무리됐다. 대법원 2부는 9월 8일 이 전 처장 측의 재항고를 기각했고, 그 결과 1심의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전 처장이 무죄를 원해 끝까지 다퉜는데도 결론이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으로 굳어졌다는 점이다.
공소기각과 무죄는 둘 다 피고인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 차이를 알면 형사 사건 기사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KATRIN BOLOVTSOVA
공소기각은 형식재판이다. 재판부가 사건의 실체, 즉 피고인이 실제로 죄를 지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기소 자체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끝내는 방식이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판단하지 않는다.
이 전 처장 사건이 그 예다. 1심 재판부는 위증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내란 특검법이 정한 '인지된 관련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추미애 당시 법사위원장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만큼 특검이 다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소의 자격 문제로 재판을 닫은 셈이다.
반면 무죄는 실체 판결이다. 재판부가 증거를 심리한 끝에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때 나온다. 죄가 없다는 실질적 판단이 담긴다는 점에서 공소기각과 결이 다르다.
| 구분 | 공소기각 | 무죄 |
|---|---|---|
| 심리 대상 | 절차·형식 요건 | 범죄 성립 여부 |
| 판단 내용 | 유무죄 판단 안 함 | 죄 없음 확정 |
| 피고인 지위 | 결백 인정은 아님 | 결백 확정 |
표에서 보듯 공소기각은 유죄가 아니므로 처벌도, 전과도 남지 않는다. 다만 '죄가 없다'고 확인받은 것은 아니다. 실체 판단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처장이 공소기각에 만족하지 않고 무죄를 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절차 문제로 사건이 닫히는 것과,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인정받는 것은 당사자에게 무게가 다르다.
그런데 대법원까지 간 이 다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판례상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며 상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처벌 위험에서 벗어난 피고인에게는 다툴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전 처장의 항소와 재항고가 잇따라 기각된 것도 이 원칙 때문이다.
판결 기사를 볼 때 결론의 이유에 주목하면 유형을 가릴 수 있다. '특검 대상이 아니라서', '재판권이 없어서', '고소가 취소돼서'처럼 절차나 형식을 근거로 들면 공소기각이나 각하에 가깝다. 반대로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나오면 무죄다.
정리하면 처벌을 면했다는 결과만 보고 '무죄 판결'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공소기각은 실체 판단을 유보한 채 문을 닫은 것이고, 무죄는 안을 들여다본 뒤 죄가 없다고 결론 낸 것이다. 이 전 처장 사건은 그 경계가 당사자에게 얼마나 다른 의미인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