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을 위조해 유통하거나 진짜인 것처럼 사용하면 형법상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죄로 최대 징역 10년까지 처벌될 수 있고, 이 죄에는 벌금형이 없다. 다만 위조 대상이 종이 상품권이냐 모바일 핀번호냐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이 달라질 수 있다. 시세보다 크게 싸거나 핀번호를 먼저 요구하는 거래는 위조를 의심해야 하고, 모르고 샀더라도 낸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두는 게 좋다.

상품권을 가짜로 만들어 파는 행위는 단순 사기보다 무겁게 다뤄질 수 있다. 형법 제214조는 행사할 목적으로 유가증권을 위조·변조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데, 여기에는 벌금형 선택지가 아예 없다. 위조한 상품권을 진짜인 것처럼 쓰는 행위도 제217조 위조유가증권행사죄로 역시 10년 이하 징역 대상이다.
중요한 점은 '행사'의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반드시 시장에 유통시키지 않아도, 진짜인 척 상대방에게 제시하는 것만으로 행사가 된다. 또 위조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위조 상품권인 줄 알면서 팔거나 쓸 목적으로 넘겨받아 보관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Max Fischer
관건은 위조 대상이 법적으로 '유가증권'에 해당하느냐다. 여기서 형이 크게 갈린다. 그런데 상품권의 법적 지위는 생각보다 애매하다. 1994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뒤 상품권 발행을 규율하는 별도 법이 없고, 다수설과 판례가 관례적으로 유가증권처럼 취급해 왔을 뿐 엄격한 의미의 유가증권인지는 논쟁이 남아 있다.
실무에서 이 차이는 대략 이렇게 나타난다. 백화점상품권이나 온누리상품권 같은 종이 상품권을 물리적으로 위조하면 유가증권위조·행사죄가 적용돼 형이 무거워지는 쪽이다. 반면 모바일 상품권의 핀번호를 도용하거나 가짜 핀을 파는 방식은 손에 잡히는 증권이 없어, 유가증권위조 대신 사기죄나 컴퓨터등사용사기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다. 사기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라 벌금형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처벌의 폭이 다르다.
다만 이는 사건마다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모바일이면 무조건 가볍다'는 식으로 단정할 일은 아니다. 위조의 규모와 피해액, 조직성이 형량을 크게 좌우한다.
일반 이용자에게 더 현실적인 문제는 처벌보다 '내가 가짜를 사게 되는 것'이다. 위조 상품권인 줄 모르고 샀다면 위조죄로 처벌받지는 않지만, 이미 낸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
몇 가지 신호가 겹치면 거래를 멈추는 게 안전하다. 시세보다 20~30% 이상 싸거나, 전화 통화를 피하고 메신저 대화만 고집하거나, 결제 전에 핀번호나 일련번호를 먼저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다. 핀번호는 노출되는 순간 잔액이 빠져나갈 수 있어, 정상 판매자라면 대금 확인 전에 이를 먼저 넘기지 않는다. 계좌 직접 이체보다 플랫폼의 안전결제나 에스크로를 쓰면, 문제가 생겼을 때 최소한 결제 취소를 시도할 여지가 남는다.
종이 상품권이라면 진위 확인 장치를 직접 볼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만드는 온누리상품권에는 숨은 그림인 은화, 기울이면 색이 변하는 변색 용지, 형광 색사, 홀로그램 은선, 미세문자와 자성잉크 같은 위조 방지 요소가 들어 있다. 이런 특징이 흐릿하거나 아예 없다면 의심해야 한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하나다. 상품권은 현금에 가까운 물건이라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은 그 자체가 위험 신호다. 가격이 시세와 크게 다르지 않고, 판매자 신원과 진위 장치를 확인할 수 있을 때에만 거래하는 편이 결국 손해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