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8월 27일 통계감사팀 관련자 9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고, 국장을 포함한 10명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 고발은 형사 처벌을 위한 절차이고 파면 요구는 공무원 신분에 대한 징계 절차라, 두 갈래는 따로 진행되며 결과도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다만 수사와 징계가 맞물리며 시효와 입증 문제가 겹쳐, 고발이 실제 형사 처벌이나 파면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감사원은 8월 27일 문재인 정부 시기 통계감사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점검을 둘러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두 가지 조치를 동시에 내놨다. 통계감사팀 관련자 9명을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고, 국장 한 명을 포함한 10명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뉴스에서 고발과 파면 요구가 나란히 등장하면 같은 조치처럼 보이지만, 둘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하나는 형사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공무원 신분에 관한 징계 절차다.

거열 박
감사원법 제35조는 감사 결과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면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정하고 있다. 고발은 여기서부터 검찰이나 경찰의 손으로 넘어간다. 감사원이 할 수 있는 건 혐의를 지목하고 자료를 넘기는 데까지이고, 실제 기소 여부와 유무죄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한다.
파면·해임 요구는 감사원법 제32조에 근거한 징계 절차다. 상대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해당 공무원의 임용권자나 소속 장관이다. 이 갈래의 끝에는 형벌이 아니라 파면·해임 같은 신분상 불이익이 있다.
| 구분 | 고발 | 파면·해임 요구 |
|---|---|---|
| 성격 | 형사 절차 | 징계(행정) 절차 |
| 상대 기관 |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 | 임용권자·소속 장관 |
| 최종 효과 | 벌금·징역 등 형벌 | 파면·해임 등 신분 처분 |
두 갈래는 병행되며 서로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다.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징계는 별도로 이뤄질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징계 요구는 받은 쪽이 무한정 미룰 수 없다. 파면 요구를 받은 임용권자는 10일 이내에 징계위원회에 의결을 요구해야 하고, 징계위원회는 15일 이내에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해야 한다. 만약 파면이 의결되지 않으면 감사원은 상급 기관 징계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요구가 곧바로 파면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감사원이 결과를 다시 걸고넘어질 장치는 마련돼 있는 셈이다.
한 가지 얽히는 지점이 있다. 같은 사안을 수사기관이 수사 중이면 징계 절차는 그동안 멈출 수 있다. 감사원 조사가 개시된 경우에는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수사기관 수사가 시작된 경우에는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 형사와 징계가 시간상 서로를 기다리는 구조인 것이다.
고발과 중징계 요구가 나왔다고 해서 형사 처벌과 파면이 확정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끝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몇 가지 구조적 이유가 겹친다.
먼저 감사원의 조사는 수사가 아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어 확보한 증거가 형사 재판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고발 이후 수사기관이 불기소로 결론 내릴 여지가 여기서 생긴다. 특히 이번처럼 직권남용 혐의가 걸린 사건은 법원이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보기 때문에 유죄 입증이 까다롭다.
징계 쪽도 마찬가지다. 파면·해임 처분을 받더라도 당사자는 소청심사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어 처분이 감경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다.
시효도 변수다. 이번 발표에서 서해감사 관련자 14명 중 12명은 징계시효가 지나 서면경고에 그쳤다. 수사와 조사가 오가는 사이 시간이 흐르면, 혐의가 인정돼도 징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
정확히 몇 퍼센트가 처벌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일률적인 통계가 공개돼 있지는 않다. 다만 위 단계들을 하나씩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발과 파면 요구는 결론이 아니라 긴 절차의 출발점에 가깝다. 이런 뉴스를 볼 때는 조치의 수위보다 이후 수사와 징계가 어디까지 갔는지를 이어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