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구포항고속도로에서 5톤 화물차에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졌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배상 책임은 운전 부주의냐 정비 불량이냐 차량 결함이냐에 따라 운전자·차주·정비업체로 갈리고, 산으로 옮겨붙은 재산 피해와 진화 비용까지 배상 범위에 들어간다. 다만 중대한 과실이 아니면 실화책임법으로 배상액 경감을 청구할 수 있어, 피해자는 원인 규명과 증거 확보가 먼저다.
9월 6일 오후 3시 40분쯤 대구포항고속도로 도평터널 부근에서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5톤 윙바디 화물차에 불이 났다. 불길은 도로변 야산으로 옮겨붙었고, 소방당국이 헬기 2대와 차량 20여 대를 투입해 30분 만에 큰 불을 잡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고속도로가 1시간 넘게 정체됐다.
중요한 건 화재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과 소방은 화물차 기사를 상대로 발화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배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바로 이 원인 규명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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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화재의 손해배상은 하나의 주체로 정해져 있지 않다. 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느냐에 따라 책임지는 사람이 달라진다.
운전자의 부주의, 예컨대 정비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하다 불이 났다면 운전자가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제750조)을 진다. 그 운전자가 운수회사 소속이라면 차주인 회사도 사용자책임(제756조)으로 함께 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화물 운송처럼 업무 중 사고는 대부분 이 구조에 들어간다.
반대로 정비업체가 직전 점검에서 결함을 놓쳤거나 정비를 잘못한 것이 원인이면 정비업체의 과실이 문제 된다. 차량 자체의 제조 결함이 원인이라면 제조물책임법이나 공작물책임(제758조)이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사고 차량의 정비 이력과 부품 상태를 확인하는 조사 결과가 책임 소재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된다.
불이 차량 한 대에서 끝나지 않고 산으로 옮겨붙으면 배상해야 할 손해의 범위 자체가 커진다. 불에 탄 산림과 농지, 인근 주택·상가 같은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인명 피해가 있었다면 치료비와 위자료까지 포함된다. 여기에 진화에 동원된 소방 인력과 장비 운용 비용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원인 제공자에게 청구할 수도 있다.
다만 '실화'에는 완화 장치가 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중대한 과실이 아닌 실화라면 배상 의무자가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원은 화재의 원인과 규모, 피해 정도, 불을 키우지 않으려 한 노력, 당사자의 경제 상태 등을 따져 배상액을 줄여줄 수 있다. 책임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액수가 조정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고의이거나 중대한 과실이면 이 경감은 적용되지 않는다.
산불로 산림이나 주택 피해를 본 산주·주민이라면 순서를 밟는 편이 유리하다.
배상 상대가 개인 운전자인지, 운수회사인지, 정비업체인지에 따라 배상 능력과 보험 적용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초기에는 책임자 한 명을 특정하기보다 관련 당사자를 함께 파악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