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8월 14일 9440억원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 재상고하면서, 8월 15일 0시 확정될 뻔한 판결이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재상고심의 핵심은 SK 주식을 나눌 재산으로 인정한 판단과 분할 비율 산정이어서, 액수뿐 아니라 그룹 지분 처분 문제까지 함께 걸려 있다. 위자료 20억원은 이미 확정됐고, 남은 것은 상고이유서 제출과 대법원 심리 일정으로 최종 확정 시점을 지켜봐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월 14일 밤 대법원에 재상고장을 냈다. 하루만 늦었어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8월 15일 0시에 그대로 확정될 상황이었다.
재상고로 이 사건은 2017년 이혼 절차가 시작된 지 9년 만에 다시 대법원 손으로 넘어갔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당장 9440억을 지급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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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이 다투는 지점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하나는 파기환송심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부부가 나눌 재산으로 인정한 판단이다. 다른 하나는 그 재산을 나누는 비율 산정이다. 파기환송심은 분할 대상 재산 가운데 노 관장의 기여분을 약 3분의 1로 봤다.
이 두 쟁점이 중요한 이유는 재산분할 소송의 성패가 대부분 여기서 갈리기 때문이다. 어떤 자산을 '함께 형성한 재산'으로 볼지, 각자 기여도를 몇 대 몇으로 볼지에 따라 금액이 조 단위로 움직인다. 재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이 법률 판단에 오류가 있었는지를 보는 법률심이다.
지금의 9440억은 한 번 크게 깎인 숫자다. 2024년 5월 항소심은 재산분할 1조3808억원에 위자료 2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까지 분할 대상에 넣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1부는 2025년 10월 16일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하면서도 재산분할 부분은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핵심 근거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1년 SK그룹에 전달한 것으로 주장된 약 343억원의 비자금이었다. 대법원은 이 돈이 뇌물 성격의 불법 자금인 만큼 노 관장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에 따라 서울고법 가사1부는 2026년 7월 24일 재산분할액을 9440억원으로 다시 산정했다. 액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이혼 사건에서 나온 역대 최대 규모다.
| 단계 | 시점 | 재산분할액 | 위자료 |
|---|---|---|---|
| 항소심 | 2024.5.30 | 1조3808억 | 20억 |
| 대법원 파기환송 | 2025.10.16 | 파기·재심리 | 20억 확정 |
| 파기환송심 | 2026.7.24 | 9440억 | 20억 |
9440억은 현금으로만 마련하기 어려운 규모다. 그래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을 담보로 잡거나 일부를 처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주회사 SK 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어, 지분 처분은 곧 경영권 문제와 맞물린다.
최 회장 측이 "주주와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도 이 지점과 무관하지 않다. 재산분할을 다투는 개인 소송이지만, 결과에 따라 SK그룹 지배구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재상고는 상고장을 낸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상고이유서를 내면 대법원이 심리에 들어가고, 다시 판결을 내린다. 선고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리하면 세 가지가 남았다. 위자료 20억원은 이미 확정돼 다툼의 대상이 아니고, 재산분할 9440억원만 대법원 판단을 다시 받는다. 대법원이 재상고를 기각하면 9440억이 확정되고, 다시 파기하면 서울고법에서 한 번 더 심리가 열린다. 확정 전까지는 지급 의무가 미뤄진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이번 사건은 재산분할 소송이 항소심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을 오가며 금액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액수가 클수록 어떤 자산을 분할 대상으로 보느냐는 법률 다툼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