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숨지면 형사책임은 단순 사고냐, 업무상 과실이냐, 학대·방임이냐에 따라 갈리며 그 판단은 부검과 증거로 인과관계가 확인돼야 성립한다. 교사는 직접 보육의 주의의무를, 원장은 지도·감독 책임을 지고 신고의무자로서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모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CCTV 원본 열람권과 신고 절차로 대응할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숨졌을 때 원장과 교사의 형사책임은 '사고였는지, 과실이 있었는지, 학대나 방임이 있었는지'에 따라 갈린다. 세 경우의 법적 무게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수사는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데서 시작된다.
최근 광주 광산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지난달 13일 1세 영아가 낮잠 시간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숨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폐쇄회로(CC)TV 등 수집한 증거를 종합해 업무상과실치사와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혐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David Yu
어린이집 사망 사건의 수사에는 대체로 정해진 흐름이 있다.
먼저 사망이 확인되면 경찰이 사건 경위를 중심으로 수사에 들어간다. 이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한다. 겉으로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질병사인지,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과실인지, 학대인지 가리기 어렵기 때문에 부검이 사실상 출발점이 된다.
부검 결과가 나오면 CCTV 영상과 현장 상황, 관계자 진술을 함께 분석해 혐의를 특정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광주 사건에서는 수사 담당 부서에 관련자 가족이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공정성 우려로 사건이 다른 부서로 옮겨졌고, 이후 중대재해수사계가 맡아 CCTV 분석 등을 진행했다. 유족은 CCTV를 37일 만에 처음 확인했다며 수사 지연을 문제 삼기도 했다.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형사책임은 교사와 원장에게 서로 다른 이유로 물어진다.
담임교사는 아이를 직접 돌보는 사람이라 보육 과정의 주의의무를 진다. 이 주의의무를 위반해 사망에 이르렀다면 업무상과실치사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반면 때리거나 방치하는 등 고의 또는 방임이 개입됐다면 아동학대로 무게가 달라진다.
원장의 책임은 성격이 다르다. 원장은 보육교사를 지도·감독하고 영유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사고가 관리·감독 소홀과 연결되면 원장도 형사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원장과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해당한다. 신고의무자가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을 학대한 경우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라는 점도 가중 사유가 된다. 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별도로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된다.
다만 형사책임이 성립하려면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며, 이 판단의 근거가 바로 부검과 CCTV다.
같은 상황에 놓인 부모라면 감정에 앞서 확인할 절차가 있다.
첫째, CCTV 원본 열람이다. 영유아보육법상 보호자는 자녀가 아동학대나 안전사고로 피해를 입었다고 의심되면 어린이집 CCTV 영상 원본을 열람할 수 있다. 열람은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이 원칙이고, 결정통지서를 받은 뒤 7일 이내에 볼 수 있으며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지참해야 한다. 어린이집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위반 횟수에 따라 50만 원, 100만 원, 최대 1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둘째, 신고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112 또는 아동권리보장원 1391로 신고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이 조사와 보호 조치를 맡는다.
셋째, 기록 확보다. 사고 경위서, 병원 진료기록, 사고 시점의 보육 상황을 함께 남겨두면 이후 수사와 민사상 손해배상에서 근거가 된다. CCTV 영상을 외부로 반출할 때는 다른 영유아나 교직원이 식별되지 않도록 모자이크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결국 책임의 경계는 '사고였는가, 막을 수 있었는가'에서 갈린다. 그 답을 가리는 자료가 부검과 CCTV인 만큼, 부모가 초기에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