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는 자동으로 접근금지로 이어지지 않고, 법원의 잠정조치와 경찰의 신변보호(안전조치)는 각각 따로 요청해야 작동한다. 2024년 1월부터 수사 단계에서도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채울 수 있고 접근 시 피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 돌아가지만, 신고에서 출동까지의 공백은 남아 있다. 신고 전에 요청할 조치와 보관할 증거, 가해자 석방 뒤 대응 순서, 전자장치 공백을 메울 안전 수칙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핵심이다.
스토킹 신고를 하면 가해자에게 접근금지가 곧바로 걸릴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찰이 현장에서 하는 응급조치, 사법경찰관이 급히 거는 긴급응급조치,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는 단계가 다르고 각각 요청해야 작동한다. 특히 가해자를 일정 거리 밖에 묶어두는 강한 조치일수록 피해자나 가족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야 빨리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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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응은 크게 세 단계다.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서 가해자를 제지하고 분리하는 것이 응급조치다. 그다음 재발 우려가 보이면 사법경찰관이 긴급응급조치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걸 수 있다. 이건 급할 때 먼저 걸고 법원 승인을 뒤에 받는 구조다.
가장 강한 단계가 잠정조치다. 검사가 청구하고 법원이 결정하며, 접근금지류는 한 번에 3개월 이내, 최대 세 번 연장해 최장 9개월까지 유지된다. 2023년 7월 개정으로 스토킹은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범죄가 됐다. 합의가 사건을 끝내지는 못하고 양형에만 반영된다는 뜻이다.
잠정조치에는 서면경고,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가해자 유치장·구치소 유치가 있고, 법원은 위험도에 따라 이 중 하나 또는 여러 개를 함께 명할 수 있다.
여기에 2024년 1월 12일부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 추가됐다. 예전에는 유죄가 확정된 뒤에만 전자장치를 채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도 법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가해자에게 부착할 수 있다. 같은 날 피해자를 돕는 국선변호사 제도도 도입됐다. 잠정조치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가해자를 묶는 것이 잠정조치라면, 피해자 쪽을 지키는 것이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흔히 말하는 신변보호다. 경찰은 2015년부터 긴급신고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왔다. 버튼을 누르면 112에 바로 신고가 접수되고 경찰이 위치를 확인해 출동하며, 이 신고는 최우선 출동 대상인 '코드제로'로 분류된다.
2024년 1월부터는 전자감독 피해자 보호시스템도 돌아간다. 전자장치를 찬 가해자가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하면 관제센터에 경보가 뜨고, 가해자 위치가 피해자에게 문자로 자동 전송되면서 경찰에 통지된다. 집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으로 긴급주거와 임대주택, 상담·의료·법률 연계를 문의할 수 있다.
접근금지든 잠정조치든, 결국 "스토킹이 반복됐다"는 기록이 판단 근거가 된다. 문자와 통화기록, SNS 메시지, 집·회사 앞 방문 흔적, CCTV 영상은 불쾌하더라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관한다.
날짜와 시간, 장소를 메모로 남겨 두면 좋다. 신고할 때는 "무서워서 왔다"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연락과 접근이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전하는 편이 접근금지와 안전조치 필요성을 설득하기 쉽다.
유치나 구속이 풀리는 시점이 가장 위험하다. 순서를 정해두면 당황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담당 수사관이나 피해자 국선변호사에게 석방·처분 여부와 잠정조치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한다. 접근금지나 전자장치 잠정조치가 걸려 있다면 그 효력이 언제까지인지, 연장이 필요한지 의견을 낼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받았다면 작동과 위치 설정을 다시 점검하고, 집·직장의 출입 경로와 시간대를 당분간 바꾼다. 가해자가 조치를 어기고 접근하면 그 자체가 2년 이하 징역에 해당하는 별도 범죄이므로, 증거를 남기고 즉시 112에 신고한다.
전자장치와 스마트워치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공백이 있다. 경보가 울려도 신고에서 출동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실제로 스마트워치 신고를 하고도 초동 대응이 늦어 피해가 커진 사건들이 보도됐다. 기기는 경찰을 부르는 수단이지 가해자를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장치가 아니다.
그래서 기기와 별개로 스스로 점검할 것이 있다.
조치는 요청해야 작동하고, 기기는 시간을 벌어줄 뿐이다. 신고 전에 무엇을 요청할지 정리해 두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