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이 해외에서 사고로 숨지면 영사조력법에 따라 재외공관이 유족에게 알리고 현지 절차를 안내하지만, 서류 준비와 시신 운구 비용은 유족이 먼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영사 조력은 유족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돕는 보충적 성격이라, 실제 절차는 유족이 주도해야 한다. 영사안전콜센터 연락, 현지 사망증명서 확보, 사망신고 1개월 기한, 여행자보험 담보 범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에서 가족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연락은 대개 현지 지인이나 경찰, 또는 주재국 한국대사관을 통해 온다. 2026년 11월 볼리비아 엘알토에서 자전거 세계일주 중이던 유튜버 조진우(33)씨가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을 때도, 주볼리비아 한국대사관이 현지 장례 절차 준비에 협조했다.
가장 먼저 연락할 곳은 외교부 영사안전콜센터다. 국내에서는 02-3210-0404, 해외에서는 +82-2-3210-0404로, 24시간 연중무휴 운영된다. 가족 안전 확인과 해외 사건·사고 접수, 현지 공관 연결을 맡는다. 동시에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재외공관(대사관·총영사관)에 직접 연락해 담당 영사를 지정받아 두면 이후 연락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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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 제13조는, 재외공관장이 관할 구역에서 국민이 사건·사고로 숨진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유족에게 알리고 외교부에 보고하도록 정한다. 공관은 사인 조사와 시신 처리에 관한 현지 절차를 안내하고, 현지 기관에 협조를 요청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영사 조력은 유족이 스스로, 또는 현지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돕는 보충적 성격이라고 같은 법에 명시돼 있다. 대사관이 장례를 대신 치르거나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서류 준비, 장의업체 계약, 비용 지급은 유족의 몫이다.
뺑소니이거나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 수사와 사인 규명은 전적으로 주재국 경찰과 사법 절차를 따른다. 조씨 사고에서도 현장을 떠났던 트럭 운전자는 몇 시간 뒤 현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한국 경찰이 현지에서 직접 수사할 권한은 없고, 공관은 수사 경과를 확인하고 통역·법률정보를 안내하는 선에 머문다.
국내에서 뺑소니를 당하면 가해자와 차량이 모두 불명일 때 정부가 운영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으로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내에서 난 사고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해외 뺑소니 피해는 보호 공백으로 지적돼 왔다. 결국 해외 사고의 보상은 미리 가입해 둔 여행자보험 같은 민간 상품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지 경찰이 발급하는 사고증명서(police report)를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한다. 이 서류는 사인과 사고 경위를 공식으로 확인해 주는 자료라, 나중에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가해자에게 민·형사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핵심 증거가 된다. 언어 장벽으로 발급이 어려우면 담당 영사에게 통역과 서류 안내를 요청할 수 있다.
현지 병원이나 관공서가 발급한 사망증명서가 모든 후속 절차의 출발점이다. 다만 현지 법에 따라 부검이나 사인 조사가 진행되면 서류 발급과 운구가 몇 주씩 늦어질 수 있다. 일정은 유족이 정하는 게 아니라 현지 수사 진행에 맞춰진다.
한국에서의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해야 한다. 관할 재외공관이나 국내 등록관서(시·구·읍·면)에 신고할 수 있고, 외국 관공서가 발급한 사망증명서에는 번역인의 이름·주소·서명을 적은 한글 번역문을 함께 내야 한다. 이 서류는 상속과 보험 청구에서 반복해 쓰이니 여러 부를 공증받아 두는 편이 낫다.
시신을 한국으로 옮길지, 현지에서 화장하거나 매장할지는 유족이 정한다. 운구를 택하면 현지 장의업체와 한국 장의업체가 함께 방부 처리, 입관, 항공 운송 서류를 준비한다. 비용은 거리와 국가에 따라 편차가 크고, 유족이 먼저 부담한 뒤 보험으로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 비용을 급히 치러야 하는데 송금이 막혔다면 영사콜센터의 신속해외송금 지원 제도를 쓸 수 있다. 다만 이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있으니, 송금 안내는 반드시 공식 번호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국가마다 절차가 달라 세부 사항은 관할 공관과 영사안전콜센터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