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은 검사가 재판부에 형량을 요청하는 의견일 뿐 법적 효력이 없고, 실제 형은 별도의 선고 재판에서 정해진다. 법원은 구형에 구속되지 않아, 반성이나 피해 회복이 있으면 낮아지고 상습성이 확인되면 높아지기도 한다. 선고 뉴스는 구형과 나란히 보고 실형·집행유예 여부와 항소 가능성까지 확인해야 정확히 읽힌다.

8월 14일 개그맨 이진호에게 검찰이 상습도박과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문장을 보고 '2년형이 내려졌다'고 이해했다면 절반만 읽은 것이다. 구형은 형이 확정된 순간이 아니다. 이진호의 실제 선고는 9월 1일 열리는 별도 재판에서 나온다.
구형은 검사가 재판부에 "이 정도 형이 적당하다"고 밝히는 의견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조사가 끝난 뒤 검사가 내놓는 요청일 뿐, 그 자체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뉴스에서 자주 보이는 '구형'과 '선고'를 같은 말로 읽으면,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사건을 이미 결론 난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Tuğba Özgen
핵심은 법원이 구형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모든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독립적으로 형을 정한다. 검사가 2년을 요청했다고 해서 판사가 2년을 선고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선고형이 구형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오히려 흔하다. 대체로 선고형은 구형보다 낮게 나오는 편이지만, 이것도 사건마다 다르다. 검사는 공익의 관점에서 재범 방지와 사회적 경고를 무겁게 본다. 반면 법원은 여기에 피고인 개개인의 사정과 정상참작 요인까지 더해 판단한다. 두 기관이 보는 각도가 다르니 숫자가 갈리는 것이다.
선고가 구형보다 가벼워지는 쪽으로 자주 언급되지만, 방향이 한쪽으로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형이 낮아지는 데는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피해 회복이나 합의, 소극적 가담 같은 사정이 작용한다. 실제로 이진호 측도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과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피해 규모가 크거나 상습성·재범 위험이 확인되면 형이 무거워질 수 있다. 이진호의 경우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만 2023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664회에 걸쳐 8억7천여만원을 도박에 쓴 것으로 돼 있어, 상습성이 어떻게 평가되느냐가 변수다. 여기에 범죄 유형별 양형기준표가 더해져 최종 형량의 틀을 잡는다. 구형과 선고 사이의 기간, 즉 변호인의 최종 변론과 반성문·탄원서가 오가는 시간이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9월 1일 이진호 사건의 선고 기사가 나왔을 때, 그리고 다른 형사재판 뉴스를 볼 때도, 다음을 함께 보면 결과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
정리하면, 형사재판 뉴스에서 '구형'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결론이 아니라 과정의 한 장면으로 읽는 편이 맞다. 실제 형은 그 뒤 판사의 입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