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지만, 검사가 항소하면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형이 늘어날 수 있다. 형이 무거워졌는지는 징역 기간만이 아니라 집행유예 취소, 몰수·추징, 부가처분까지 전체적으로 따진다. 뉴스에서 형사사건을 볼 때는 검사가 항소했는지, 항소 기간(선고 후 7일)과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20일)이 지켜졌는지를 함께 확인하면 형량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면 형이 더 늘어날까. 답은 누가 항소했는지에 달려 있다.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항소심에서 2년보다 무거운 형은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검사가 항소했다면 형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뉴스에서 "검찰이 항소했다"는 문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KATRIN BOLOVTSOVA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이나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 원칙이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항소했다가 오히려 형이 늘어날 수 있다면, 피고인은 억울해도 항소를 포기하게 된다. 그런 위축을 막고 상소권을 보장하려는 장치다. 그래서 1심 징역 2년에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 항소심 결과는 무죄나 감형, 아니면 그대로 2년까지다.
반대로 검사만 항소했거나 검사와 피고인이 함께 항소한 경우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항소심은 형량을 처음부터 다시 판단할 수 있고, 검사가 형이 가볍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면 형이 올라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정리하면 피고인 단독 항소는 형이 그대로거나 가벼워지는 방향뿐이고, 검사가 끼면 무거워지는 방향도 열린다. 검사가 항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항소를 함께 할지 판단할 때 이 차이가 핵심 변수가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대목이 있다. 검사가 이미 항소한 사건이라면, 피고인이 항소를 포기하더라도 불이익변경금지는 어차피 적용되지 않는다. 형이 오를 위험 자체는 남는다는 뜻이다. 이런 조건이라면 위험을 피하려 항소를 접기보다,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감형 사유를 다투는 편이 방어에 더 맞다. 반대로 검사가 항소하지 않았다면 피고인만의 항소에는 형이 늘어날 위험이 없으니 부담이 작다.
한 가지 오해가 있다. 형이 무거워졌는지를 징역 개월 수만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원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바뀌었는지, 몰수·추징 금액이 늘었는지, 수강명령이나 보호관찰 같은 부가처분이 추가됐는지까지 함께 놓고 전체적으로 불리해졌는지를 본다. 징역 기간은 같아도 집행유예가 사라졌다면 불이익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
절차의 앞부분은 기간이 정해져 있다. 항소는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안에 제기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원칙적으로 판결이 확정된다. 항소를 제기한 뒤에는 법원이 소송기록을 접수했다는 통지를 보내는데,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한다. 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직권으로 살필 사유가 없는 한 항소가 기각될 수 있다.
다만 항소심 전체가 끝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사건마다 다르다. 쟁점이 단순한 사건과 다투는 사실이 많은 사건은 공판 횟수부터 차이가 난다. 정해진 총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는 편이 좋다. 결국 뉴스에서 항소 소식을 볼 때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검사가 항소했는지, 그리고 위 기한들이 지켜졌는지다. 이 두 가지만 챙겨도 형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