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의 글
김건희 여사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이 5년으로 줄고 바쉐론 시계와 세한도 관련 두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다. 1심은 금품과 청탁의 시간적 근접만으로 대가관계를 인정했지만, 2심은 둘을 잇는 구체적 연결고리를 더 엄격히 요구했다. 양측 모두 상고해 대법원에서는 이 연결고리 기준이 법리적으로 타당했는지가 다시 다퉈진다.
창원지법 거창지원은 산불을 낸 60대에게 병적 방화 질환은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은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진단명이 있다는 사실과 범행 당시 판단력이 실제로 미약했는지는 별개라는 뜻이다. 심신미약 감형은 2018년부터 법원 재량이 됐으므로, 자기 사건에 적용될지는 진단서가 아니라 범행 정황으로 갈린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범행 전 도구나 장소를 미리 마련한 정황은 살인 양형에서 '계획적 살인'이라는 특별가중인자로 이어진다. 계획성이 인정되면 같은 유형의 살인이라도 권고 형량이 기본 범위에서 가중 범위로,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까지 올라갈 수 있다. 다만 계획성은 자백보다 구매·통신 기록 같은 객관적 정황증거로 다투어지는 만큼, 준비 정황과 살해 의도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되는지를 봐야 한다.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에서 피의자가 범행 약 일주일 전 창고를 빌린 정황이 드러나 계획성이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계획적 살인은 형을 높이는 특별가중인자여서 다른 감경요소와 쉽게 상쇄되지 않는 반면, 우발적 범행은 형을 크게 낮추는 감경요소로 취급된다. 다만 양형기준은 권고일 뿐 최종 형량은 재판부 재량이므로, 창고를 미리 빌린 행위가 범행 준비로 인정될지가 형량의 방향을 가른다.
북한 공작원에게 가상화폐 6억여 원을 받고 지령을 수행한 40대가 2026년 9월 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간첩죄 법정형은 최소 징역 7년에서 사형까지지만, 실제 형량은 기밀 등급과 기수 여부, 감경 사유를 거친 처단형 안에서 정해진다. 가상자산 수수는 형을 자동으로 올리는 별도 죄가 아니라 이적행위의 대가로서 죄질을 무겁게 보는 양형 인자이자 자금 추적 증거로 작용한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지만, 검사가 항소하면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형이 늘어날 수 있다. 형이 무거워졌는지는 징역 기간만이 아니라 집행유예 취소, 몰수·추징, 부가처분까지 전체적으로 따진다. 뉴스에서 형사사건을 볼 때는 검사가 항소했는지, 항소 기간(선고 후 7일)과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20일)이 지켜졌는지를 함께 확인하면 형량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형법은 강도가 사람을 살해한 강도살인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규정해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 출발선이 높다. 유기징역이 나오려면 자수·합의·심신미약 같은 감경사유가 별도로 인정돼야 하고, 살해 고의 여부에 따라 강도살인과 강도치사가 갈린다. 범행 장소가 국내라면 피의자가 외국인이라도 속지주의에 따라 같은 조문이 적용되는지 확인해 두면 판결을 이해하기 쉽다.
생후 19개월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친모에게 법원은 검찰 구형 30년의 절반도 안 되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형이 낮아 보이는 이유는 법원이 살해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아 아동학대살해가 아닌 아동학대치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는 처벌 수위보다 살해 고의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가 형량을 가른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지적장애 아동을 약 38시간 결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62세 목사가 8월 14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아동학대치사죄는 학대 고의는 있으나 사망 고의는 없는 결과적 가중범으로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이어서, 5년 이하 징역·벌금인 일반 학대죄나 사망 고의가 필요한 아동학대살해죄와 처벌이 크게 갈린다. 재판에서는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와 상습·신고의무자 가중 여부가 형량을 좌우하며, 학대 정황을 목격하면 확증이 없어도 즉시 신고하는 것이 처벌 절차와 별개의 조치다.
다섯 번째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손승원이 항소심에서 1심 징역 1년의 두 배인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형이 무거워질 수 있는지는 '누가 항소했는가'에 달려 있는데, 피고인만 항소하면 형을 올릴 수 없지만 검사가 항소하면 가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사건이라면 판결문에 적힌 항소 주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형량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검찰이 상습도박과 음주운전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개그맨 이진호에게 8월 14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렇게 여러 죄가 한 재판에 묶인 경합범은 형을 그냥 합치지 않고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절반까지만 가중하며, 검찰 구형은 법원 선고와 다르다. 관련 기사를 볼 때는 그 숫자가 구형인지 선고인지, 가장 무거운 죄가 무엇인지, 감경 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검찰이 배우 황정민을 스토킹한 혐의의 40대 여성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하면서 스토킹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스토킹처벌법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정하고 있으며, 연락 횟수와 기간, 협박 결합 여부, 반성·합의가 벌금과 실형을 가른다. 반의사불벌이 폐지된 지금은 증거를 꾸준히 모아 두는 것이 처벌 수위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