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 종용을 둘러싼 폭로와 반박 공방은 법적으로 명예훼손과 무고라는 별개의 트랙으로 나뉜다. SNS 폭로는 진위에 따라 명예훼손이 문제 되지만, 무고는 수사기관에 허위로 고소·신고해야만 성립한다. 실제 소송에서는 임신 사실, 종용 발언, 시술 주장일의 정황을 뒷받침할 물증이 승패를 가른다.

배우 홍민기와 전 여자친구 A씨의 공방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A씨는 인스타그램에 데이트폭력과 임신중절 종용을 주장하며 진료내역서와 초음파 사진을 올렸다. 홍민기 측은 "임신중절을 종용한 적이 결단코 없다"고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측 모두 변호인을 선임했고, 사실관계는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런 사건은 감정적으로는 진실 공방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두 갈래로 나뉜다. 폭로가 상대의 명예를 떨어뜨렸는지를 따지는 명예훼손, 그리고 없는 죄를 지어냈는지를 따지는 무고다. 둘은 성립 요건이 전혀 다르다.

Aylin Alpbaz öğütçü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때 성립한다. 여기서 갈림길은 폭로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다.
폭로가 허위라면 형법 307조 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문제 된다. 5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다. 반대로 폭로가 진실이더라도 처벌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 진실한 사실이어도 타인의 평가를 떨어뜨리면 307조 1항(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형법 310조에 따라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 위법성 조각은 사실적시에만 적용되고 허위사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인 간 사생활 폭로에서 '공익성'이 인정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게다가 SNS를 통한 폭로는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더 무겁게 다뤄진다.
무고는 명예훼손과 결이 다르다. 형법 156조의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한다. 인정되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명예훼손보다 무겁다.
핵심은 '신고'라는 요건이다. 무고가 성립하려면 허위 내용이 수사기관에 고소·고발 형태로 접수돼야 한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무고가 되지 않는다. 즉 A씨가 홍민기를 경찰에 고소했는데 그 내용이 허위로 판명되면 무고가 문제 되지만, 폭로에 그쳤다면 무고가 아니라 명예훼손 영역이다. 신고 당시 스스로 허위임을 알았어야 한다는 점도 요건이다.
결국 법정에서 다툴 지점은 폭로의 진위 그 자체다. 첫째는 임신 사실이다. 홍민기 측은 초음파 사진이 통상적인 임신 확인 사진과 다르다며 산부인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증거로 내겠다고 밝혔다. 진료내역서와 초음파의 진위가 1차 관문이 된다.
둘째는 종용 발언의 존재다. 낙태를 강요하는 말이 실제로 오갔는지는 메신저 대화나 녹취 같은 직접 증거가 있느냐에 달렸다. 셋째는 시술을 주장한 날의 정황이다. 홍민기 측은 A씨가 그날 함께 자전거를 타자고 제안했고 혼자 자전거 타는 영상까지 보냈다고 반박했다. 알리바이성 자료가 사실이라면 폭로의 신빙성을 흔드는 쟁점이 된다.
정리하면,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는 폭로가 진실인지와 정식 고소가 있었는지에 따라 갈린다. 양측이 내놓을 물증의 무게가 명예훼손과 무고 중 어느 쪽으로 저울이 기우는지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