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9일 의왕역에서 입환 작업 중이던 50대 코레일 직원이 숨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코레일에서 나온 네 번째 사망 산재로 기록됐다. 코레일은 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고 경영책임자는 공기업 사장이지만, 처벌은 사고 발생 자체가 아니라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성립한다. 지금까지 판결은 유죄라도 대부분 집행유예에 그쳤고 실형은 반복사고나 위험 방치 때 나왔으니, 이번 사건도 조사에서 그 조건이 확인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2026년 8월 29일 오전 7시 20분, 경부선 의왕역 구내에서 입환 작업을 하던 50대 코레일 직원이 숨졌다. 입환은 열차를 편성하려고 차량을 연결·분리·이동하는 작업으로, 철도 현장에서 사고 위험이 큰 업무로 꼽힌다. 이 사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코레일에서 나온 네 번째 사망 산재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업장에서 사망이 반복됐다는 점이 법 적용 논의의 출발점이다.

KATRIN BOLOVTSOVA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근로자 5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50인 이상은 2022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은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돼 지금은 사실상 대부분의 사업장이 대상이다. 수만 명이 일하는 코레일은 두말할 것 없이 적용 대상이다.
법이 책임을 묻는 대상은 현장 관리자가 아니라 사업을 대표·총괄하는 경영책임자다. 공기업은 그 자리가 사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는 공기업 사장이며, 국토부 장관은 감독 기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사망사고가 났다고 사장이 자동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결과가 아니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고, 그 위반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처벌한다.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도 방치했는지, 안전관리 체계를 갖췄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사망사고로 유죄가 인정되면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을 받고, 두 형을 함께 받을 수도 있다. 5년 안에 같은 재해가 반복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코레일처럼 사망이 되풀이된 곳이라면 이 가중 조항이 실제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 처벌 수위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2025년 9월 기준으로 중대재해법 위반 1심 이상 판결 71건 가운데 유죄가 65건, 무죄가 6건이었다. 유죄 중에서도 실형은 소수였다.
| 결과 | 건수 | 특징 |
|---|---|---|
| 집행유예 | 55건 | 유죄의 대부분 |
| 실형 | 7건 | 반복사고·위험 방치 시 |
| 벌금 | 3건 | 상대적으로 경미 |
| 무죄 | 6건 | 인과관계 부정 등 |
실형이 나온 경우는 안전점검에서 위험이 확인됐는데도 시정하지 않았거나, 사망사고가 반복됐거나, 경영책임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전과가 여러 건 있는 사례였다. 가장 무거운 판결은 23명이 숨진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로, 2025년 9월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반대로 무죄도 있다. 2022년 울산의 한 석탄 반입장에서는 운송기사가 허용량을 훌쩍 넘겨 짐을 싣고 잘못 조작하다 노동자가 매몰돼 숨졌는데, 법원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원청 대표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사고의 직접 원인이 개인의 과실이면 경영책임자까지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코레일 사고는 법 적용 대상이 분명하고 경영책임자도 사장으로 특정되지만, 실제 기소와 유죄, 나아가 실형까지 이어질지는 조사에서 안전의무 위반이 확인되는지에 달려 있다. 특히 네 번째 사망이라는 반복성이 재발 가중이나 실형 판단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정부가 민간 건설사 사고에는 면허 취소까지 언급하면서 공공기관 사고는 사장 사임으로 넘기려 한다는 이중잣대 지적도 나온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와 함께, 고용노동부가 이번 사건을 어떤 수위로 다루는지를 같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