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의 횡령·배임 피해는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에 따라 은행이 배상할 수 있고, 보이스피싱·해킹 같은 비대면 사고는 예방노력과 이용자 과실을 따지는 책임분담기준이 적용된다. 배상 여부는 사고가 은행 업무와 얼마나 관련되는지, 고객 과실이 얼마나 큰지에 좌우된다. 피해를 알면 즉시 신고·지급정지 후 은행 협의, 안 되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거치는 순서로 대응해야 한다.

은행에서 직원 횡령이나 내부통제 부실로 피해를 봤다면 가장 먼저 알아둘 사실이 있다. 은행의 배상 책임은 사고가 났다는 것만으로 자동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유형의 사고인지, 은행 업무와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고객 본인의 과실은 없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규모 자체는 작지 않다. 4대 은행에서 지난 10년간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은 약 5,500억 원에 이르고, 이 중 사기가 3,036억 원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업무상 배임이 1,554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만큼 배상 기준을 미리 이해해 둘 실익이 있다.

Cup of Couple
은행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고객 돈을 빼돌린 경우, 배상의 법적 근거는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이다. 직원을 고용해 일을 시킨 은행은 그 직원이 사무집행과 관련해 제3자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관건은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요건이다. 법원은 직원의 불법행위가 겉으로 보아 객관적으로 은행 업무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면, 실제 의도와 무관하게 사무집행 행위로 판단한다. 예컨대 직원이 고객에게서 위임받은 예금을 인출하고 다시 예치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임의로 쓴 사안은 사무집행 관련 행위로 인정된 바 있다.
은행이 빠져나갈 길이 없지는 않다. 직원의 선임과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했음을 은행이 입증하면 면책될 수 있다. 다만 실무에서 이 입증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대면에서 벌어진 사고는 다른 틀을 따른다. 접근매체 위·변조, 해킹, 보이스피싱 같은 전기통신금융사기에는 은행권이 시행 중인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이 적용된다.
이 기준은 금융회사의 예방 노력 수준과 이용자의 과실 정도를 함께 따져 손해를 나눈다. 은행 보안이 부실했다면 은행 분담이 커지고, 반대로 이용자 과실이 크면 분담이 줄거나 아예 은행 책임이 없을 수도 있다. 신청은 사고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계좌주 본인 명의로 해당 금융회사 고객센터를 통해 하면 된다.
배상 가능성을 지키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과실 비율이 쟁점이 되는 지점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비대면 사고에서 비밀번호나 OTP를 노출했거나, 스스로 속아 이체한 정황이 크면 이용자 과실로 평가돼 배상이 깎이거나 배제될 수 있다. 직원 불법행위 사건에서도 고객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배상액이 조정된다. 결국 배상 여부는 사실관계에 크게 좌우되므로, 내 사례가 어느 틀에 속하는지부터 가려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편 올해부터는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문서로 정하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돼, 금융감독원이 지주·은행 62곳 중 44곳의 이행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고 예방과 책임 규명의 제도적 틀은 강화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