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의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가 대신 내면 현물 기부로 보아 정치자금부정수수죄가 적용돼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선출직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직을 잃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후보를 돕더라도 비용 대납이 아니라 후원회를 통한 실명 후원인지가 합법과 위법을 가른다.

여론조사 비용을 후보 대신 내주는 행위가 문제가 되는 핵심은 '현물 기부'라는 개념에 있다. 우리 정치자금법은 정치활동에 드는 돈을 제3자가 대신 부담해 주는 것을 현물 기부로 보고, 법이 정한 방법 밖의 정치자금 수수로 규정한다. 후보 계좌로 현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후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남이 치러 주면 그만큼을 후보에게 준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여론조사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명백한 경제적·전략적 가치를 지닌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후보 명의로 유리한 조사 결과를 얻거나 판세를 파악하는 데이터는 값이 매겨지는 상품이고, 비용도 적지 않다. 그래서 법원은 여론조사 비용을 정치자금으로 보고, 그 비용을 제3자가 대납하면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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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죄목은 정치자금법의 정치자금부정수수죄다.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돈을 대신 낸 사람과 그 이익을 받은 후보 양쪽이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민법상 친족 관계인 사람 사이의 수수는 처벌하지 않는 예외가 있다.
선출직에게는 형량 자체보다 더 무거운 결과가 따라온다.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는다. 벌금 몇백만 원이 곧 당선 무효로 이어지는 구조라, 액수가 크지 않아 보여도 정치 생명이 걸린 문제가 된다.
실제 사례가 이 구조를 보여준다. 2026년 7월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가 대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련 10건 가운데 5건, 금액으로는 2천100만 원어치를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5건은 대납을 지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조사 결과가 전달된 내역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이 벌금이 확정되면 오세훈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후보를 돕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방법이다. 정치자금은 법이 정한 통로로만 오갈 수 있다.
합법적인 지원은 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후보나 정당의 공식 후원회에 실명으로 후원금을 내면, 그 돈은 정해진 한도와 절차 안에서 후보의 선거·정치활동에 쓰인다. 자원봉사처럼 대가 없이 노동력을 보태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이 경우 돈의 출처와 사용처가 투명하게 기록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반대로 위법한 지원은 이 통로를 우회한다. 후보가 낼 여론조사비·홍보비 같은 비용을 대신 결제해 주거나, 후원회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돈을 건네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명이 확인되지 않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람은 200만 원 이하의 벌금, 선거기간에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후원회를 통해, 실명으로, 기록이 남는 방식인가"를 따지면 된다. 후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신 치르는 순간, 아무리 선의라도 현물 기부가 되어 처벌 위험으로 넘어간다. 돕고 싶다면 대납이 아니라 공식 후원 창구를 쓰는 것이 후보와 나 자신을 함께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