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을 지워줄 테니 돈을 달라"는 요구는 해악 고지를 수단으로 금전을 요구한 것이어서 공갈에 해당하고, 돈을 보내지 않았더라도 공갈미수로 처벌 대상이 된다. 신상 유포 자체는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별도로 성립한다. 피해자가 할 일은 송금이 아니라 증거를 원본으로 보존한 뒤 신고와 삭제 요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온라인에 자신의 신상이 퍼지고 "내리고 싶으면 돈을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면, 상대는 이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유포물을 지워준다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는 해악을 고지해 돈을 받아내려는 것이고, 이는 공갈에 해당한다. 중요한 건 아직 한 푼도 보내지 않았어도 공갈미수로 처벌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판단 순서는 분명하다. 먼저 돈을 보내지 않는다. 그다음 증거를 지키고, 신고와 삭제 요청으로 넘어간다.

Tima Miroshnichenko
세 가지가 함께 얽히는 경우가 많지만 성립 요건은 다르다.
| 구분 | 핵심 성립 요건 | 형량 |
|---|---|---|
| 협박죄 |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 (돈 요구 없어도 성립) |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 공갈죄 | 해악 고지를 수단으로 돈·재산상 이익을 요구·취득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 비방 목적으로 공공연히 사실·거짓을 적시 | 사실 3년·허위 7년 이하 징역 등 |
협박죄는 재산권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한다. 그래서 돈이 오갔는지와 무관하게, 구체적인 해악을 알려 겁을 주면 성립한다. 판례는 그 해악이 상대에게 도달해 의미가 인식된 때 협박죄가 성립하며,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는 요건이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막연한 욕설이나 분풀이는 해악의 고지로 보기 어렵다.
공갈죄는 여기에 '돈'이 결합된 형태다. 흔히 "겁만 주면 협박, 돈까지 받으면 공갈"이라고 나누지만 정확하지 않다. 돈을 실제로 받았는지가 아니라, 해악의 고지가 재물을 받아내려는 목적과 결합돼 있었는지가 기준이다. 신상 유포 자체는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따로 처벌될 수 있다. 사실이더라도 비방 목적이 있으면 성립한다.
가장 흔한 실수가 "일단 보내고 끝내자"는 선택이다. 송금은 상황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기 쉽다. 한 번 응하면 추가 요구가 이어지고, 결제가 되는 순간 상대가 대화방을 나가거나 계정을 지워 증거만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설령 상대가 "원래 받을 돈이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정당한 채권이 있는 경우라도, 돈을 받아내는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이 성립할 수 있다. 유포 위협은 그 범위를 넘어선 수단이다.
신고가 받아들여지려면 증거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작성자 추적에 필요한 통신기록은 보관 기간이 짧고, IP 확인에는 법원 허가가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 상대가 글을 지우면 복구가 어렵다. 그래서 신고보다 캡처가 먼저다.
증거를 확보했다면 두 갈래로 동시에 움직이는 게 효율적이다. 하나는 처벌을 위한 신고, 하나는 확산을 막는 삭제다.
처벌 쪽은 경찰이다. 협박이 급박하면 112로, 그렇지 않으면 경찰의 사이버범죄 신고 창구로 접수한다. 확산을 막는 쪽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불법·유해정보 삭제와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동시에 게시물이 올라온 플랫폼에 자체 신고로 삭제를 요청한다. 성적인 내용이 포함됐다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 지원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정리하면, 응답 순서가 결과를 좌우한다. 돈을 보내지 않고, 증거를 원본으로 확보하고, 신고와 삭제를 동시에 밟는다. 요구가 반복되거나 유포 규모가 크다면, 통신기록이 사라지기 전에 수사기관과 변호사의 도움을 함께 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