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때만 성립하고, 주관적 의견이나 비판은 대상이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도 '소개하지 않았다'는 발언이 사실인지 의견인지, 즉석 답변인지 계획된 공표인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선거 관련 발언을 한다면 확인되지 않은 구체적 사실을 단정하지 말고, 사실과 평가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선거 때 한 발언이나 홍보물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은 생각보다 좁다.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때 성립한다. 핵심은 두 글자, '사실'과 '허위'다. 주관적 평가나 비판, 의혹 제기는 아무리 날카로워도 이 죄의 대상이 아니다.
이 기준이 지금 정면으로 다퉈지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는 9월 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1심은 특정 인물을 "소개하지 않았다", "만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허위사실공표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수준의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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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보는 순서는 대체로 두 단계다. 먼저 공표된 내용이 의견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참·거짓을 가릴 수 있는 '사실'인지 따진다. 그다음 그 사실이 '명백한 허위'인지를 본다. 둘 중 하나라도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렵다.
입증 책임도 발언자가 아니라 검사에게 있다. 검사가 그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유죄가 되지 않는다. 세부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어도 전체 취지가 의견 표명이면 무죄로 본 판례들도 있다. 표현의 자유가 걸린 영역인 만큼, 애매하면 처벌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다.
특히 후보자 토론회의 즉석 질문과 답변에 대해서는 2020년 대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리를 세웠다. 준비되지 않은 토론 과정의 발언까지 형사처벌하면 토론 자체가 위축된다는 이유였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발언의 '해석'이다. "소개하지 않았다"는 말을 일상적 의미로 볼지, 변호사법상 법률적 소개로 좁혀 볼지에 따라 허위 여부가 갈린다. 같은 단어라도 무엇을 뜻했느냐에 따라 사실이 되기도, 의견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피고인 측은 "2, 3초 답변한 것을 허위사실 공표로 보면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별검사 측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의혹이어서 질문을 예상하고 준비된 답변이었다고 반박했다. 즉석 발언인지 계획된 공표인지, 발언자가 허위임을 인식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를 지점이다. 결론은 항소심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일반인이 선거 관련 활동을 한다면 몇 가지를 구분해두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정리하면, 처벌받는 것은 '거짓인 사실'이지 '비판'이 아니다. 사실과 의견을 스스로 구분하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