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검사가 선고일로부터 7일 안에 상고하면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간다. 대법원은 사실을 다시 보지 않고 법 적용만 심사하는 법률심이라 무죄가 뒤집히는 조건이 1·2심과 다르다. 상고 여부와 그 이유가 사실이 아니라 법리를 다투는지 확인하면 확정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사건이 바로 끝나지는 않는다. 검사가 판결에 불복하면 선고일로부터 7일 안에 상고장을 내고 사건을 대법원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다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다시 유죄로 바뀌는 조건은 1심·2심과 전혀 다르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무상 수수 사건에서도 1심은 징역 2년의 유죄였다가 2심인 서울고등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렇게 1·2심 결과가 엇갈리면 다음 단계인 상고심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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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사재판은 3심제다. 1심(지방법원)과 2심(고등법원)은 증거를 직접 보고 사실을 판단하는 사실심이다. 증인을 부르고 진술을 들으며 유무죄와 형을 정한다.
대법원은 성격이 다르다. 사실을 다시 따지지 않는 법률심이다. 2심이 인정한 사실을 전제로, 법을 제대로 적용했는지만 심사한다. 그래서 "증거를 다시 봐서 무죄를 뒤집어 달라"는 식의 주장은 상고 이유로 서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상고할 수 있는 이유를 네 가지로 좁혀 놓았다. 판결에 영향을 준 헌법·법률 위반, 판결 뒤 형의 폐지나 사면, 재심 사유, 그리고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형이 선고된 사건의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양형 부당이다.
2심 무죄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대개 첫 번째 사유, 즉 법리를 잘못 해석했거나 증거 판단 과정에서 법을 어겼다는 주장에 기댄다. 무죄라는 결론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는 상고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피고인이 상고한 사건에는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형사소송법 제368조의 이 원칙은 상고심에도 준용된다. 그러나 검사가 상고한 경우에는 이 보호가 걸리지 않는다. 검사 상고가 받아들여지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더 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난 사건은 검사의 상고 자체를 막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다만 아직 통과된 법은 아니어서, 현재는 1·2심 모두 무죄여도 검사가 상고할 수 있다.
상고장을 내면 2심 법원은 소송기록을 대법원으로 보내고, 당사자는 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 2심 무죄가 그대로 확정된다.
반대로 대법원이 법 적용에 잘못이 있다고 보면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다. 파기환송이다.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유죄를 선고하기보다 사실심에 돌려보내 다시 재판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2심 무죄가 결론이 아니라 재판이 한 바퀴 더 도는 셈이 된다.
2심 무죄는 분명 유리한 신호다. 하지만 확정되기 전까지는 결론이 아니다. 상고 여부와 그 이유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