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신고하면 경찰은 출동 의무에 따라 현장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부터 시작한다. 상황이 급하면 경찰이 직권으로 퇴거·100미터 접근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걸 수 있고, 이후 법원의 임시조치로 이어진다. 피해자는 형사사건과 별개로 가정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직접 청구할 수 있으며 최대 3년까지 유지된다.

가정폭력으로 112에 신고하면 경찰은 현장에 출동할 의무가 있다. 출동한 경찰은 상황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떼어놓는 조치부터 시작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신고 직후부터 단계별로 국가가 개입하도록 정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를 망설이는 이유가 "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을까 봐"라면, 실제로 어떤 조치가 순서대로 내려지는지 알아두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Russ H
가장 먼저 이뤄지는 것이 응급조치다. 특례법 제5조에 따라 경찰은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한다. 현행범이면 체포할 수 있고, 피해자가 동의하면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인도한다. 다친 곳이 있으면 의료기관으로 옮긴다.
이때 경찰은 피해자에게 임시조치나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한다. 응급조치는 당장의 위험을 끊는 조치인 동시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응급조치만으로 부족하고 재발할 우려가 크며 상황이 급하면, 경찰은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법원 결정을 기다릴 시간이 없을 때 쓰는 조치다.
내용은 세 가지다. 가해자를 피해자 주거에서 내보내는 퇴거·격리, 주거나 직장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그리고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다. 경찰이 직권으로 할 수도 있지만,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직접 경찰에 신청할 수도 있다. 이를 어기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긴급임시조치는 말 그대로 임시다. 이후 검사가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하고, 판사가 결정한다. 임시조치는 담을 수 있는 내용이 더 넓다. 퇴거·격리와 100미터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에 더해 의료기관 위탁, 상담소 상담위탁, 나아가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해자를 가두는 유치까지 가능하다.
무게도 달라진다. 긴급임시조치 위반이 과태료에 그쳤던 것과 달리, 임시조치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접근금지 계열 임시조치는 대체로 2개월 단위로 정해지고 연장을 거쳐 유지된다.
여기까지는 경찰과 검사를 거치는 절차다. 하지만 피해자가 스스로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수단도 있다. 피해자보호명령이다.
피해자보호명령은 형사사건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직접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접근금지와 퇴거는 물론 친권 행사 제한, 면접교섭권 제한까지 담을 수 있다. 기간도 길어서 처음 1년, 연장을 통해 최대 3년까지 유지된다. 결정이 나기 전이라도 급하면 임시보호명령이 먼저 내려질 수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한눈에 정리하면 이렇다.
| 단계 | 결정 주체 | 기간 | 위반 시 |
|---|---|---|---|
| 긴급임시조치 | 경찰 | 임시 | 과태료 |
| 임시조치 | 법원 | 2개월 단위 연장 | 징역·벌금 |
| 피해자보호명령 | 법원 | 최대 3년 | 징역·벌금 |
신고는 한 번의 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장의 분리와 응급조치에서 시작해, 급하면 경찰이 곧바로 접근금지를 걸고, 이어 법원의 임시조치와 피해자 본인의 보호명령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면, 현장에서 경찰에게 접근금지 신청 의사를 밝히는 것부터 대응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