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신체에 위협을 느끼면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옛 신변보호)를 신청할 수 있고, 위험도에 따라 스마트워치부터 안전숙소까지 제공된다. 다만 이 조치는 나를 보호할 뿐 가해자를 막지는 못하므로, 접근금지 같은 제재 수단과 함께 써야 효과가 있다. 핵심은 위협 증거를 먼저 모으고, 상황에 맞는 수단을 골라 병행하는 것이다.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는 과거 신변보호로 불리던 제도다. 가해자나 제3자로부터 생명·신체에 위해를 입었거나 입을 염려가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직접 피해자뿐 아니라 신고자, 목격자, 그 친족까지 포함된다. 공개 논란 끝에 협박을 받거나 집 앞 집회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청 창구는 두 갈래다.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 있으면 담당 수사관에게 요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현재 있는 곳이나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 직접 신청한다.
방법은 온라인 요청보다 경찰서를 방문해 서류를 작성하는 쪽이 확실하다. 안전조치 신청서와 개인정보 동의서, 위험성 체크리스트를 함께 작성하는데, 이 체크리스트가 위험도를 판정하는 근거가 된다.

Ron Lach
제공되는 보호는 위험도 등급에 따라 나뉜다. 모두에게 같은 수단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 등급 | 주요 조치 |
|---|---|
| 매우 높음 | 안전숙소·보호시설 체류 또는 거주지 이전, AI CCTV |
| 높음 | 112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스마트워치 지급 |
| 보통 | 112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
'매우 높음'으로 판정되면 열흘 이상 안전숙소에 머물거나 거주지를 옮기는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긴급 상황에서 버튼만 누르면 위치가 경찰에 전달되는 장치로, 주로 '높음' 등급에서 지급된다.
이 밖에 행동 요령 안내, CCTV 설치, 단기 임시숙소, 신원정보 변경·보호, 가해자에 대한 경고 등은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더해진다.
어떤 수단을 받든 출발점은 증거다. 위험도 판정도, 뒤에 설명할 접근금지 신청도 모두 '실제로 위협이 있었다'는 자료 위에서 움직인다.
협박 문자와 메신저 대화는 지우지 말고 화면째 저장한다. 통화는 날짜와 시간이 남도록 기록하고, 집 앞 집회나 미행 정황은 사진·영상으로 남긴다. 신체적 피해가 있었다면 진단서를, 차량 관련이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날짜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다. 흩어진 자료보다 시간순 기록이 수사와 법원 판단에서 훨씬 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신변안전조치는 '나를 보호'하는 조치이지, 가해자를 직접 제재하는 조치가 아니다. 순찰을 늘리고 스마트워치를 주더라도, 가해자가 접근하는 행위 자체를 법으로 막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접근금지 계열이다. 스토킹 상황이라면 경찰의 응급조치나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이 잠정조치로 접근금지, 전화·문자 같은 전기통신을 통한 접근금지, 경우에 따라 유치까지 명령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처벌 대상이 된다.
수사기관의 조치가 더디거나 미흡하다고 느끼면,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하는 길도 있다. 최종 결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동안 위험이 크면 법원이 '임시보호명령'을 먼저 내릴 수 있다. 이때도 메시지 내역이나 진단서 같은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리하면 안전조치는 '보호', 접근금지는 '금지'다. 둘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함께 쓰는 것이 맞다.
수단이 여러 개라 오히려 막막할 수 있다. 상황을 기준으로 잡으면 순서가 보인다.
당장 신체에 위협이 급박하다면 먼저 112에 신고하고 신변안전조치를 신청한다. 안전숙소나 스마트워치처럼 즉시 몸을 지키는 수단이 우선이다.
특정 인물이 반복해서 접근하거나 연락한다면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즉 접근금지로 행위 자체를 막는 쪽으로 간다. 수사가 더디면 피해자보호명령을 함께 검토한다.
집 앞 집회나 시위로 인한 압박이라면, 주거지역 인근 집회에 대한 제한을 경찰에 요청하면서 동시에 상황을 채증해 둔다. 온라인 신상 공개나 협박이 중심이라면 증거를 보전해 고소를 준비하고, 신변안전조치를 병행한다.
어느 경우든 공통된 원칙은 하나다. 혼자 참으며 자료를 흘려보내지 말 것. 위협은 기록으로 남길수록, 그리고 보호와 금지 수단을 겹쳐 쓸수록 대응의 폭이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