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에서 시공사는 벌점을 받아들였지만 설계사는 불복해, 같은 사고에도 책임 판단이 갈렸다. 건설에서 설계·시공·감리는 맡는 일이 달라 책임도 따로 따지며, 이 행정 벌점은 입주자가 받을 하자보수와는 별개 트랙이다. 하자를 발견하면 담보책임기간 안에 사업주체에 서면으로 청구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GTX-A 삼성역 승강장에서 주철근 약 178t이 빠진 사실이 드러난 뒤, 서울시는 관련 업체들에 벌점을 통보했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벌점 2.316점을 이의 없이 받아들였다. 반면 설계를 맡은 도화엔지니어링은 3점에 불복해 '설계도면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건설사업관리기술인 등에는 각 4점이 통보됐다.
같은 사고인데도 반응이 갈린 이유는 단순하다. 설계·시공·감리가 맡은 일이 서로 다르고, 그래서 책임도 따로 따지기 때문이다. 이 벌점은 외부 전문가 심의를 거쳐 확정되는 구조라, 설계사 벌점이 유지될지 조정될지는 심의 결과가 나와야 안다.

Pavel Danilyuk
건설은 크게 세 역할로 나뉜다. 설계는 도면을 만들고, 시공은 그 도면대로 실제 공사를 하며, 감리(건설사업관리)는 시공이 설계도서대로 되고 있는지 감독하고 확인한다.
책임도 여기서 갈린다. 도면 자체가 잘못됐다면 설계의 문제다. 도면은 맞는데 다르게 지었다면 시공의 문제다. 그리고 설계와 다르게 시공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면 감리의 문제가 된다. GTX 사건에서 쟁점이 된 것도 이 경계다. 설계도면의 '철근 2개 묶음' 표기를 시공사가 1개로 읽었다는 것인데, 이 경우 도면 표기가 오해를 부른 것인지 시공사의 해석이 잘못된 것인지에 따라 책임 비중이 달라진다.
참고로 건설기술 진흥법은 부실공사를 '법령·설계도서·건설 관행 등에 어긋나게 시공해 건축물이나 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여기에 부과되는 벌점은 향후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감점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벌점은 행정기관이 업체에 매기는 제재이지, 하자를 입은 사람에게 주는 보상이 아니다. 내 집에 하자가 생겼을 때 받을 구제는 다른 법, 다른 절차로 움직인다.
아파트라면 공동주택 관련 법령의 하자담보책임이 그 트랙이다. 이건 '누가 벌점을 받았는가'와 무관하게, 정해진 기간 안에 사업주체가 하자를 고쳐야 하는 의무다. 책임 소재를 개인이 설계·시공·감리로 나눠 입증하지 않아도, 우선 사업주체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담보책임기간은 하자 종류에 따라 다르다. 기둥·내력벽처럼 구조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 가장 길다.
| 구분 | 대상 | 기간 |
|---|---|---|
| 내력구조부·지반 | 기둥·내력벽 등 구조체 | 10년 |
| 철근콘크리트·방수·지붕·조경 | 주요 시설공사 | 5년 |
| 급수·위생·난방 등 | 설비공사 | 3년 |
| 마감·도배·도장 | 마감공사 | 2년 |
기간을 세는 시작점은 전유부분(개별 세대)은 입주자에게 인도한 날, 복도·로비 같은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이다. 철근 누락처럼 구조와 관련된 하자라면 10년이라는 가장 긴 기간이 걸린다.
유사한 하자를 발견했을 때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순서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책임이 설계·시공·감리 중 어디에 있는지 밝히는 일은 벌점이나 손해배상 단계에서 중요해진다. 하지만 당장 보수를 받으려는 입주자에게 먼저 필요한 건 담보기간 안에, 사업주체에, 서면으로 청구했다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