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해킹에서 위약금 면제는 약정 해지 비용 문제이고 손해배상은 유출 피해 배상 문제로, 둘은 별개 트랙이라 따로 청구해야 한다.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정부는 수사로 고의 은폐가 확인되면 위약금 면제를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조건부·미확정 사안이고, 손해배상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신청 후 안 되면 소송으로 가는 경로다. 급하지 않다면 수사 결과를 기다리되 유출 통지와 2차 피해 증빙 같은 자료는 지금부터 모아두는 것이 유리하다.
통신사 해킹 뉴스를 보고 해지와 배상을 함께 떠올리기 쉽지만, 둘은 전혀 다른 트랙이다. 위약금 면제는 약정을 중간에 끊을 때 무는 해지 비용을 안 내게 해주느냐의 문제이고, 손해배상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입은 피해를 통신사가 물어주느냐의 문제다.
하나가 된다고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다. 위약금을 면제받아도 손해배상은 따로 청구해야 하고, 반대로 배상을 받더라도 위약금은 별도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둘을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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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수사를 통해 고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가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한 서비스 장애나 계약상 핵심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이다. LG유플러스를 둘러싼 이번 사안은 2025년 7월 침해 통보 뒤 2026년 8월 서버를 재설치해 원본 로그 보존이 어려워졌다는 의혹이 쟁점인데, 고의 은폐가 있었는지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통신사 측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선에서 면제를 확약하지 않았다. 즉 위약금 면제는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 수사 결과에 달린 조건부 사안이다.
피해 배상은 면제 논의와 별개로 가입자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길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www.kopico.go.kr)다. 온라인이나 서면으로 신청하면 사실조사를 거쳐 손해배상·침해중지 등을 담은 조정안이 제시된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소송보다 적다는 게 장점이다.
같은 피해를 본 사람이 50명 이상이고 쟁점이 공통되면 집단분쟁조정도 가능하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그때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순서를 요약하면 '분쟁조정 신청 → 조정 불성립 시 소송'이다.
배상을 받든 못 받든, 열쇠는 증거다. 지금 확보해 둘 자료는 이렇다.
유출 사실과 내 피해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줄수록 조정·소송에서 유리하다. 시간이 지나면 문자나 알림이 사라지므로, 판단을 미루더라도 자료 보존은 지금 하는 편이 좋다.
결정의 기준은 '급한가'다. 당장 통신 서비스에 불편이 없다면 서둘러 해지할 이유는 크지 않다. 위약금을 물고 지금 해지하면, 나중에 면제가 확정돼도 소급 적용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는 그 통신사를 쓰고 싶지 않고 위약금을 감수할 수 있다면 해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손해배상 청구권은 해지와 무관하게 남으므로, 해지 여부와 별개로 자료는 챙겨 두는 게 맞다. 정리하면 '급하지 않으면 수사 결과와 면제 방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되, 배상 자료는 지금부터 모아둔다'가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