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아직 기소 전 공방 단계이고 민주당은 금품이 오간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허가 청탁은 금품 없는 단순 전달이면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금품을 대가로 한 알선이면 5년 이하 징역의 알선수재로 처벌 수위가 크게 갈린다. 사건을 볼 때는 대가로 돈이 걸렸는지와 공무원이 실제로 직무를 움직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구분하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국민의힘 쪽이 제기한 것이고, 아직 기소나 유죄 판단이 나온 사안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이 전방위로 수사했지만 기소하지 못했다"며 "금품이 오간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래서 이 글은 특정인의 유무죄를 가리려는 게 아니다. 인허가 청탁을 공무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어떤 법이 적용되고, 처벌 수위가 어디서 갈리는지 법리만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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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청탁은 하나의 죄로 묶이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 금품 없이 청탁 의사만 전달한 경우다. 이때는 청탁금지법이 먼저 걸린다. 제3자를 위해 다른 공직자에게 부정청탁을 한 공직자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제3자를 통해 부정청탁을 한 사람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형사처벌이 아니라 행정제재라는 점이 핵심이다.
둘째, 금품이나 이익을 매개로 공무원의 직무를 알선한 경우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부터는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이다.
셋째, 금품이 실제 공무원에게 건네진 경우다. 이때는 뇌물죄가 문제 된다. 뇌물죄는 청탁금지법과 달리 직무 관련 금품 수수 자체를 처벌한다.
법적으로 둘을 나누는 핵심은 대가성, 즉 금품이나 이익이 오갔는지다.
부탁을 받아 공무원에게 말을 옮긴 것만으로는 알선수재가 성립하지 않는다. 검색 결과를 종합하면 알선수재죄는 청탁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어야 성립한다. 반대로 청탁금지법은 대가성이 없어도 '부정청탁' 행위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본다.
정리하면 이렇다. 금품 없이 청탁을 전달했다면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문제에 그칠 수 있고, 그 청탁의 대가로 돈이나 이익이 걸려 있었다면 알선수재라는 형사처벌 영역으로 넘어간다. 처벌 수위가 과태료에서 징역으로 뛰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주의할 점은 '전달'이라는 말이 주는 인상과 법적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브로커를 통했더라도 그 과정에 대가가 얽혀 있으면 알선의 성격을 띤다. 반대로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에게 압력을 넣었다면 대가가 확인되지 않아도 청탁금지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다. 겉으로 붙는 행위의 이름보다 돈의 흐름과 영향력 행사 여부를 따지는 것이 법의 관점이다.
이번 의혹처럼 "금품이 오간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대가성 입증에 실패하면 형사처벌의 핵심 고리가 끊어진다. 앞서 검찰 수사에서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같은 사실관계로 다시 기소하는 데는 부담이 따른다.
다만 공무원 쪽도 무관하지 않다. 부정청탁을 받고 실제로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청탁을 넣은 사람과 받은 공무원의 책임이 각각 따로 판단된다는 뜻이다.
결국 이런 사건에서 봐야 할 것은 '누가 부탁했나'보다 '돈이 걸려 있었나, 공무원이 실제 움직였나'다. 이 두 가지가 확인되는 순간, 과태료 사안이 형사 사건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