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나나의 자택에 침입해 모녀를 위협한 30대 김씨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피고인과 검찰이 모두 불복해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시작됐다.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으로 형이 무거워질 수 없지만, 검찰도 항소한 이번 사건은 형이 오를 수도 있다. 피고인이 흉기 소지와 상해 고의를 부인하는 만큼, 항소심이 사실오인·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죄명과 형량이 달라진다.

지난해 11월 배우 나나의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나나와 어머니를 위협한 30대 김모 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유죄가 인정됐는데도 사건은 8월 1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이유는 피고인과 검찰이 모두 판결에 불복했기 때문이다.
두 쪽의 불만은 방향이 반대다. 김 씨는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고 강도 고의도 없었으며 상해가 경미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본다. 특히 1심이 나나에 대한 상해를 고의로 보지 않아 강도상해가 아닌 강도치상을 적용한 부분을, 강도상해로 봐야 한다고 다툰다. 같은 판결을 놓고 한쪽은 더 가볍게, 한쪽은 더 무겁게 고쳐야 한다고 맞서는 구조다. 항소심은 이 쟁점, 즉 흉기 소지와 상해 고의가 인정되는지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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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처럼 피고인이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면, 그 주장은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은 사실오인 외에도 법리오해, 양형부당, 절차 위반 등을 항소이유로 정하고 있다. 어떤 이유를 드는지에 따라 항소심이 들여다보는 범위가 달라진다.
절차상 피고인이나 검찰은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한다. 다만 형이 무겁다는 양형부당만 이유로 삼는다면 이유서를 내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살필 수 있다.
항소심은 1심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재판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1심이 쌓아둔 기록을 토대로 심리하되,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새 증거를 조사하거나 증인을 부른다. 김 씨가 흉기 소지를 부인하는 만큼, 재판부가 증인 채택 여부를 정하기 위해 기일을 이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번 사건의 다음 공판은 8월 27일로 잡혔다. 일반적인 형사 항소심은 대략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결론이 난다.
항소심에서 1심 형량이 실제로 바뀌는지는 무엇을 다투느냐에 달렸다. 1심이 사실을 잘못 인정했거나 법을 잘못 적용한 점이 인정되면, 죄명이 바뀌고 형량도 함께 움직인다. 다만 이번 사건의 강도상해와 강도치상은 형법 337조로 법정형이 같다. 둘 다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이다. 그래서 검찰이 강도상해를 주장하는 것은 형의 상한 자체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상해에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받아 죄질을 더 무겁게 평가받으려는 취지에 가깝다. 여기에 재판 사이 피해 회복이나 합의 같은 새 사정이 더해지면 형량 판단은 또 달라진다.
반대로 단순히 형이 무겁다거나 억울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대부분 1심이 유지된다. 1심이 정한 형이 법이 허용한 재량 범위 안에 있고 새로 참작할 사정이 없다면, 항소심은 그 판단을 존중하는 편이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쌍방 항소라는 점이다.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그러나 검찰도 함께 항소했기 때문에 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김 씨 입장에서 항소심은 형이 줄어들 수도, 오히려 7년보다 늘어날 수도 있는 재판이다. 결과는 흉기와 고의를 둘러싼 사실 판단, 그리고 검찰의 양형 주장이 얼마나 받아들여지는지에 따라 갈린다. 1심 유죄가 곧 2심 확정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검찰이 항소한 사건에서는 감형만 기대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 이 사건이 보여주는 항소심의 실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