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키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하며,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등이다. 대법원은 직권 남용과 그로 인한 결과가 모두 증명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수사를 늦추거나 멈춘 행위도 명백히 위법·부당하고 실제 피해와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범죄가 된다. 고소·고발을 고민한다면 상대가 공무원인지, 직무권한 범위 안의 구체적 위법 행위가 특정되는지, 실제 결과와 증거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공무원이 자기 자리의 권한을 엉뚱하게 휘둘러 남에게 피해를 주면 직권남용죄가 문제 된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를 처벌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핵심은 '남용'이다. 권한이 아예 없는 행위가 아니라, 원래 가진 직무 권한을 겉으로는 정당한 척하면서 실질적으로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쓴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도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직권 행사를 가장해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때로 본다. 그래서 문제된 행위가 그 공무원의 직무 권한 범위 안에 있었는지부터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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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은 '남용했다'는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두 단계로 나눠 본다. 먼저 직권을 남용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상대방이 실제로 의무 없는 일을 했거나 권리행사를 방해받았는지다. 둘 다 증명돼야 유죄가 된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긴다. 공무원의 행위가 부당하다고 해서, 그 지시를 따른 상대방이 한 일이 곧바로 '의무 없는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게 그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었는지는 따로 판단한다. 단순히 의견을 묻거나 협조를 구하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무 없는 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권리'는 법률에 또렷이 적힌 권리만을 뜻하지 않는다. 법령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면 공법이든 사법이든 포함될 수 있다.
수사를 멈추거나 늦춘 행위가 늘 직권남용이 되는 건 아니다. 수사 지연 그 자체를 직권남용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드물다. 지연이나 중단이 범죄가 되려면, 그 처분이 권한을 비틀어 쓴 것으로 볼 만큼 명백히 위법하거나 부당해야 하고, 그 행위 때문에 실제로 누군가 의무 없는 일을 했거나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결과와 인과관계가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
단순한 업무 지연, 판단 착오, 내부 결재 과정의 다툼은 이 문턱을 넘기 어렵다. 실제로 공수처의 채상병 사건 수사 방해 의혹에서도 법원은 2025년 11월 17일 관련자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법조계에서는 직권남용 요건을 채우기 쉽지 않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진행 중인 사안이다.
수사 중단이 문제될 때 함께 거론되는 죄가 직무유기다. 직무유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내팽개친 경우를 말하는데, 법원은 이를 꽤 좁게 본다. 단순한 부작위나 판단 실수로는 부족하고, 거의 악의적인 방임에 이를 정도여야 한다고 평가한다.
둘은 방향이 다르다. 직권남용이 '권한을 적극적으로 비틀어 쓴 것'이라면, 직무유기는 '해야 할 일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은 것'에 가깝다. 어느 쪽으로 다툴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갈린다.
이 조건이라면 혐의를 다퉈볼 만하다는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상대가 공무원이고, 문제된 행위가 그의 직무 권한 범위 안의 사항인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단순한 불친절이나 지연이 아니라 위법·부당하다고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 행위가 있는지 본다. 마지막으로 그 행위로 내가 의무 없는 일을 했거나 권리를 방해받은 결과가 실제로 있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지시 기록이나 진술 같은 자료가 있는지 점검한다.
직권남용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직무유기 등 다른 죄목을 함께 검토할 수 있지만, 그 역시 문턱이 높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사안이 복잡하다면 증거를 모아 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담한 뒤 방향을 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