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하는 방법은 사건 결과를 다시 보게 하는 '이의신청·수사심의'와 수사 과정·태도를 문제 삼는 '감찰·진정'으로 나뉜다. 불송치 결정을 받은 고소인·피해자는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만 해도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고, 수사심의위원회의 보완·재수사 지시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내 불만이 '결과'인지 '과정'인지부터 가린 뒤 맞는 창구를 고르고, 모든 요구는 날짜와 함께 서면으로 남겨야 한다.

수사가 미덥지 않을 때 쓸 수 있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다만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사건 처리 결과를 다시 보게 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수사관의 처리 방식이나 태도를 문제 삼는 길이다. 내 불만이 '혐의없음 결론이 틀렸다'인지, '수사가 늦고 증거를 빠뜨렸다'인지에 따라 가야 할 창구가 다르다. 이걸 먼저 가려야 헛걸음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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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하는 것이 불송치 결정이다. 이에 불복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이의신청이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고소인과 피해자,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고,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도 낼 수 있다. 다만 고발인은 원칙적으로 이 절차를 쓸 수 없다.
신청서는 검찰이 아니라 불송치 결정을 한 경찰서장에게 낸다. 핵심은 효과다. 이의신청을 받은 경찰은 자기 판단을 다시 따지지 않고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겨야 한다. 사건을 경찰 손에서 검찰 손으로 옮기는 장치인 셈이다. 다만 이의신청에는 기한이 정해져 있고 관련 규정이 최근 바뀌었으므로, 불송치 통지서에 적힌 안내와 현행 법령을 확인해 받는 즉시 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검찰로 넘어간 뒤에는 검사가 불송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보면 서류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신청서에는 '수사가 왜 미진한지'를 두루뭉술한 불만이 아니라 보완이 필요한 지점과 빠진 판단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유리하다.
아직 결론이 나기 전이거나, 입건 전 조사와 수사 절차 자체가 적정했는지 의심스러울 때는 수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외부 위원인 변호사, 교수, 수사 전문가가 들여다본다는 점이 경찰 내부 판단과 다르다.
이 제도가 형식에 그치지 않는다는 건 숫자로도 보인다. 심의를 거친 보완·재수사 지시는 2021년 80건에서 2022년 159건, 2023년 217건, 2024년 406건, 2025년 711건으로 4년 사이 약 9배 늘었다. 실제로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뜻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문제인 경우도 있다. 수사가 이유 없이 지연되거나, 명백한 증거를 빠뜨리거나, 한쪽에 치우쳤다면 경찰서의 청문감사(인권)관실이나 경찰청 감찰에 진정할 수 있다.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면 일반 감찰과 수사 감찰 착수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폭언이나 차별 같은 인권침해를 겪었다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 별도의 통로다. 통상 침해를 안 날부터 1년 안에 온라인으로도 접수할 수 있는데, 단순한 결과 불만은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정리하면 다투는 대상과 효과가 다음처럼 갈린다.
| 절차 | 다투는 대상 | 효과 |
|---|---|---|
| 이의신청 | 불송치 결과 | 사건을 검찰로 송치 |
| 수사심의위원회 | 수사 절차·결과 적정성 | 보완·재수사 지시 가능 |
| 감찰·진정 | 수사관의 처리·태도 | 징계·시정, 결과는 별개 |
감찰과 진정은 수사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는 있어도 사건 결론을 직접 뒤집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이의신청이나 수사심의 쪽을, 처리 방식을 문제 삼고 싶다면 감찰 쪽을 고르는 식이다.
어느 절차를 택하든 공통으로 지킬 원칙은 기록이다. 담당 수사관에게 보완을 요구할 때도 전화 한 통으로 끝내지 말고, 요구한 날짜와 내용을 문서나 민원 접수 형태로 남긴다. 이의신청서와 진정서 사본, 접수증, 통지서를 모아 두면 다음 단계에서 '언제 무엇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증명할 수 있다. 혼자 판단이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132) 상담을 먼저 받아 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