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형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고, 허위사실은 형량이 더 무겁다. 다만 내용이 진실이면서 공익을 위한 것이면 형법 제310조로 처벌을 면하고, 공인에 대한 공적 사안 비판은 더 넓게 보호된다. SNS에 공인 비판을 올리기 전에는 사실 근거와 공익 목적, 표현 수위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에서는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남의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제2항)는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훨씬 무겁다.
차이는 두 가지다. 하나는 형량, 다른 하나는 책임을 벗는 길이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은 거짓이 입증되면 빠져나갈 방법이 거의 없다. 반면 사실 적시는 뒤에 설명할 위법성 조각 규정으로 처벌을 면할 여지가 열려 있다.

KATRIN BOLOVTSOVA
그 출구가 형법 제310조다.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즉 사실을 말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내용이 진실이면서 동시에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진실한 사실'은 토씨 하나까지 맞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대법원은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면 세부에 다소 과장이 있어도 진실로 본다. 나아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글쓴이가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
'공익'도 국가적 대의만 말하는 게 아니다. 글쓴이의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이었다면, 개인적 감정 같은 사익이 부수적으로 섞여 있어도 조각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다.
상대가 정치인 같은 공적 인물이고 사안이 공적 관심사라면 보호 범위는 더 넓어진다. 법원은 피해자가 공인인지, 발언이 공적 관심사에 관한 것인지, 그 발언이 여론 형성과 공개 토론에 기여하는지를 종합해 판단한다. 공직자나 정치인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비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다만 무제한은 아니다. 공격이 악의적이거나 표현이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공인에 대한 발언이라도 보호받지 못한다. 감정적 모욕이나 확인되지 않은 폭로를 공익으로 포장하는 순간 선을 넘는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이 틀로 읽힌다. 한동훈 의원이 10월 초 "시계 수수는 팩트"라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사자명예훼손이라고 맞섰고, 노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의원은 "팩트를 분명히 보여달라"고 공개 요구했다. 참고로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형법 제308조)은 허위사실일 때만 성립한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사람의 경우와 다르다.
SNS나 커뮤니티 글은 형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요건으로 추가한다.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은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법보다 무겁다.
바꿔 말하면 온라인에서는 '공익 목적으로 쓴 글인가, 깎아내리려고 쓴 글인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이 된다. 같은 사실을 전하더라도 조롱과 비하가 섞이면 비방 목적이 인정되기 쉽다.
공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릴 생각이라면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에 다음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실이라는 확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실성과 공익성을 함께 갖추고, 표현의 수위를 낮출수록 법적 위험은 줄어든다.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은 넓게 허용되지만, 그 자유를 지켜주는 것은 결국 근거와 절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