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을 둘러싼 특혜 정황이 있어도 처벌의 갈림길은 거짓 신청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았는지에 있다. 부정수급이 인정되면 보조금법상 10년 이하 징역과 함께 부정청구액 최대 5배의 제재부가금·환수·명단공표가 따르고, 양벌규정으로 대표도 함께 책임진다. 신청 서류의 사실 여부, 청탁·편의 제공이 뇌물 문제로 번지는지, 집행 증빙을 갖췄는지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보조금을 놓고 "누구는 잘 받더라"는 특혜 시비가 붙어도, 그 자체가 곧 범죄는 아니다. 처벌의 갈림길은 하나다. 보조금을 받을 때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썼느냐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는 거짓 신청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를 처벌한다. 반대로 말하면, 심사에서 편의를 봐줬다는 정황이 있어도 신청 내용 자체가 사실이라면 수급자에게 이 조항을 곧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특혜가 있었는지와, 내가 서류를 속였는지는 다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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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부정수급으로 인정되면 처벌 수위는 가볍지 않다. 보조금법 제40조 위반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이다. 여기에 형법상 사기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가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허위 자료를 반복 제출했거나 기망 정황이 뚜렷하면 검찰이 두 죄를 같이 거는 식이다.
받은 돈이 크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형이 더 올라간다.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 소규모 협동조합이라도 여러 해 누적되면 이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인사 청탁이나 편의 제공 정황이 나오면 죄명이 갈라진다. 보조금을 받는 과정에서 공무원에게 대가를 줬다면, 이건 부정수급과 별개로 뇌물이나 청탁금지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부정수급은 '돈을 어떻게 받았나'의 문제이고, 청탁·편의 제공은 '누구에게 무엇을 줬나'의 문제라 수사 라인이 다르다.
그래서 특혜 의혹 사건은 두 갈래로 진행되는 일이 흔하다. 한쪽에서는 신청 서류의 진위를, 다른 쪽에서는 금품·편의가 오갔는지를 본다. 신청 내용은 사실이었더라도 대가 관계가 확인되면 뇌물 쪽으로 책임이 잡히고, 반대로 청탁 정황은 약해도 서류를 속였으면 부정수급으로 걸린다.
형사 결과와 무관하게 행정 제재가 따로 온다. 공공재정환수법에 따라 부정하게 받은 돈은 환수되고, 여기에 제재부가금이 더 붙는다. 부과율이 낮지 않다. 허위청구는 부정청구액의 500%, 과다청구는 300%, 목적 외 사용은 200%로, 최대 5배까지 물릴 수 있다.
제재는 돈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안이 무거우면 명단이 공표되고, 앞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보조사업 대상에서 배제된다. 보조금에 사업 기반을 둔 조합이라면 이 참여 제한이 벌금보다 뼈아프다.
다만 2024년 9월 27일 시행된 개정 공공재정환수법은 자진신고에 여지를 뒀다. 사전통지 전에 부정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고 부정이익을 모두 반환하면, 과거에는 제재부가금 면제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감경도 선택지에 들어왔다. 문제를 뒤늦게 인지했다면 버티기보다 자진신고를 검토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이다. 실무자가 저지른 일이니 대표는 무관하다는 생각이다. 보조금법 제42조 양벌규정은 그 틈을 막아둔다. 종업원이나 대리인이 위반하면 법인도 함께 벌금을 물고, 대표는 지휘·감독 의무 위반이나 묵시적 승인으로도 책임을 질 수 있다.
'담당자가 알아서 한 일'이라는 항변만으로 면책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조합 명의로 보조금을 신청하고 집행하는 이상, 그 흐름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결국 대표에게 향한다.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면 서류가 아니라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음을 점검해두면 사후 시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혜 의혹은 뉴스의 언어이고, 처벌은 서류와 대가 관계의 언어다. 둘을 구분해 내 신청과 집행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