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이 학대 끝에 숨진 사건으로 교회 목사와 아동의 외조모가 모두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같은 혐의라도 직접 실행했는지, 돕는 데 그쳤는지, 보호자로서 방임했는지에 따라 공동정범·방조범·부작위 책임으로 갈려 형이 달라질 수 있다. 부검 결과에 따른 추가 혐의 적용과 외조모 송치, 신고가 네 차례 있었는데도 분리가 이뤄지지 못한 경위가 남은 쟁점이다.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이 학대 끝에 숨진 사건으로 교회 목사와 아동의 외조모가 잇따라 구속됐다. 두 사람 모두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다. 같은 죄명으로 묶였지만, 앞으로 재판에서 받는 형은 같지 않을 수 있다. 관여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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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목사다. 경찰은 8월 10일 60대 목사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고, 14일 충남경찰청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 아동이 교회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침대에 약 38시간 손발이 묶여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이송 당시 손목과 발목에 결박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동은 지난 5일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 저하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외조모도 구속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8월 11일 아동의 외할머니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외손자를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다. 아동은 사망 전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는 취지로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조모는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겁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따르면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만약 죽일 의도가 인정돼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형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으로 더 올라간다.
같은 혐의를 받아도 형이 갈리는 축은 '누가 어디까지 관여했는가'다.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실행한 공동정범이라면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한다. 반면 곁에서 돕는 데 그친 방조범은 형법상 정범보다 형을 감경한다. 여기에 보호자가 위험을 알고도 아이를 방치하거나 유기했다면,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아동학대치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유형 사건의 특징이다.
지금 두 사람은 모두 아동학대치사로 묶여 있다. 다만 직접 결박한 정황이 있는 쪽과, 학대 이력이 있고 아이를 그 환경에 맡긴 쪽은 관여 정도와 고의에 따라 최종 죄명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경찰이 부검 결과를 본 뒤 추가 혐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쪽의 죄명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상습성이 인정되거나 신고의무자가 관련되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남은 절차는 크게 셋이다.
첫째는 부검 결과다. 사인이 명확해져야 치사인지 그 이상인지, 누구의 행위가 사망에 직접 이어졌는지 가려진다. 둘째는 외조모의 검찰 송치와 함께 진행되는 추가 수사다. 경찰은 교회에서 함께 지낸 다른 1명의 가담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셋째는 기관의 대응이다. 이 아동을 둘러싼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 교육 방임 의심, 2024년 외조모의 학대 의심, 그리고 이달 초 시민 신고 두 차례까지 모두 네 차례 접수됐다. 경찰은 아동을 외조모와 분리하기로 했지만, 보호시설로 옮기는 대신 교회에 머물게 했고 아동은 그 교회에서 숨졌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반복된 신호를 놓친 경위가 이번 사건에서 함께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