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배우자가 받은 300만원대 디올 가방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9월 17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이는 2년 전 불기소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신고 의무는 받은 금품의 액수만이 아니라 준 사람과의 직무관련성이 함께 걸리는 문제라, 같은 선물이라도 상황에 따라 위반 여부가 갈린다. 내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등에 해당하는지, 배우자가 받은 경우까지 포함해 신고 의무가 생기는 기준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검찰은 9월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배우자 김건희 씨가 2022년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공직자인 본인이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판단이 뒤집혔다는 사실이다. 2024년 10월 검찰은 이 가방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없어 신고 의무가 없다며 불기소했다. 그러나 특검과 경찰의 재수사를 거치며 결론이 바뀌었다. 같은 가방,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도 신고 의무가 있느냐 없느냐는 이렇게 판단 주체와 해석에 따라 다투는 지점이 된다. 뒤집힌 것은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법에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Sora Shimazaki
청탁금지법의 핵심은 두 개의 축이다. 하나는 금액, 다른 하나는 직무관련성이다.
공직자등은 직무와 관계가 없더라도 같은 사람에게서 1회 100만원, 한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직무와 관련이 있으면 금액이 얼마든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금지된다. 이번 사건에서 다툰 지점이 바로 이 직무관련성이었다. 가방 값 300만원은 100만원을 넘지만, 대통령 직무와 관련 있느냐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신고 의무가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 것이다.
배우자가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사실을 공직자가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그 금액이 1회 100만원을 넘을 때 공직자가 처벌 대상이 된다. 이번 기소의 법적 구조가 이것이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한다. 청탁금지법은 모든 직장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대상은 공직자등으로 한정된다. 공무원, 공공기관·공직유관단체 임직원, 국공립·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가 여기 들어간다. 일반 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은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회사 내부 규정이나 배임·뇌물 같은 다른 법이 걸릴 수는 있어도,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 자체를 지지는 않는다.
같은 선물을 받아도, 내가 공직자등이냐 아니냐에 따라 출발점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공직자등에 해당한다면, 선물이나 접대를 받았을 때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이번 사건이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신고 의무의 판단은 얼마짜리냐보다 누가 어떤 관계에서 줬느냐에서 갈린다. 애매하다 싶으면 넘기지 말고, 받은 순간 신고와 반환을 먼저 떠올리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