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 대리처방은 처방한 의사(의료법 제17조의2)와 약을 받아 복용한 사람(마약류관리법 투약죄)이 서로 다른 법으로 처벌된다. 의료 목적의 정당한 처방 없이 향정을 복용하면 복용 사실만으로도 투약죄가 성립해, 약물 분류에 따라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하다. 의혹에 연루되면 소변·모발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으로 투약 여부가 가려지므로, 처방 조작 관여 여부와 별개로 실제 복용이 있었는지가 핵심이 된다.

대리처방 문제를 헷갈리게 만드는 건, 처방한 사람과 약을 받아 복용한 사람이 서로 다른 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건처럼 보여도 책임의 뿌리가 다르다.
처방한 의사 쪽은 의료법이 먼저 걸린다. 의료법 제17조의2는 의사가 직접 진찰한 환자에게만 처방전을 내주도록 하고 있다. 환자를 보지 않고 처방전을 써주면 이 조항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여기에 향정신성의약품을 허위로 처방했다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더해진다.
약을 받아 실제로 먹은 쪽은 사정이 다르다. 이쪽은 마약류관리법의 투약죄가 적용된다. 실제 사건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의 이름으로 약을 타내고 그 약을 본인이 복용했다면, 명의도용에 따른 사기죄와 향정 투약죄가 함께 문제가 되는 식이다. 그래서 대리처방 사건은 하나의 혐의로 끝나지 않고 여러 죄가 겹쳐 다뤄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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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이것이다. 내가 처방을 조작한 것도 아니고 그냥 받아서 먹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느냐다.
향정신성의약품이라면 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마약류관리법은 공무, 학술연구, 의료 목적이 아닌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을 처벌한다. 의사의 정당한 처방 없이 향정을 복용했다면, 그 자체가 불법 투약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처방전을 위조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복용 사실이 확인되면 투약죄가 성립할 수 있다.
형량은 약물 분류에 따라 갈린다. 향정 가운데 나목·다목으로 분류되는 약을 처방 없이 투약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라목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이다. 여기에 타인의 이름을 빌려 약을 타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더 붙을 수 있다.
한 가지 구분할 점은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가족이 약을 대신 받아오는 것처럼, 의료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대리수령까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건 진찰과 정당한 처방이라는 절차를 건너뛴 경우다.
향정 투약 의혹으로 수사가 시작되면 절차는 대체로 정해진 순서를 따른다. 먼저 수사기관은 소변과 모발 제출을 요구한다. 거부하면 영장을 받아 강제로 채취할 수 있다.
검사는 두 단계다.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간이시약으로 1차 확인을 하고, 남은 시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정밀감정을 맡긴다. 소변검사는 최근 투약 여부를 비교적 정확히 잡아내고, 모발검사는 검출 기간이 길어 과거 투약 이력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국과수 감정으로는 투약 시기까지 특정하기도 한다.
즉 복용 여부는 본인 진술이 아니라 검사 결과로 판가름 나는 구조다. 대리처방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린다면, 처방전 조작에 관여했느냐만 따질 것이 아니라 실제 복용이 있었는지가 별도의 처벌 지점이 된다는 점을 먼저 이해하는 편이 낫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판단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