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노인이 노약자석에 앉은 여성의 멱살을 잡고 여성이 발로 대응한 영상이 확산됐지만, 노약자석에 앉는 것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시비가 몸싸움으로 번지면 멱살 잡기도 발차기도 형법상 폭행이어서, 서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어려워 쌍방 처벌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맞대응 대신 거리를 두고 112 신고와 현장 영상·진단서 확보를 먼저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의 멱살을 노인이 잡고, 여성이 발로 맞대응한 14초짜리 영상이 9월 중순 온라인에 퍼졌다. 논쟁은 "누가 잘못했나"로 흘렀지만, 법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따로 있다. 노약자석에 앉은 것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고, 진짜 형사 문제는 시비가 몸싸움으로 번진 순간부터 생긴다는 점이다.

Mike Jones
노약자석은 교통약자에게 양보를 권하는 자리이지, 일반 승객의 착석을 금지하는 자리가 아니다. 앉아 있어도, 양보하지 않아도 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바꿔 말하면 "내려"라고 강요하거나 남을 자리에서 끌어내릴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이 전제를 놓치면 다툼의 책임 소재를 거꾸로 보게 된다.
형법 제260조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면 성립한다. 멍이나 상처가 남지 않아도, 심지어 세게 때리지 않아도 된다. 멱살을 잡아 흔들거나 끌어내리려는 동작 자체가 다수 판례에서 폭행으로 인정돼 왔다. 발로 차는 행위도 당연히 폭행이다.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상대가 다치면 형법 제257조 상해죄가 되고,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으로 훨씬 무거워진다. 두 사람이 서로 유형력을 행사했다면 각자 폭행죄 피의자가 되는 '쌍방폭행'이다.
많은 사람이 "먼저 맞았으니 정당방위"라고 생각하지만, 법원의 기준은 엄격하다. 형법 제21조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막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만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서로 주고받은 다툼에서는 한쪽 행위만 떼어내 순수한 방어로 보기 어렵고, 그래서 공격 의사가 인정되기 쉽다. 쌍방폭행에서 정당방위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다.
경계는 방어의 수위에 있다. 멱살을 잡힌 손을 쳐내 뿌리치는 정도의 소극적 방어는 정당행위로 무죄가 된 사례가 있다. 반면 붙잡혔다고 곧바로 발로 걷어차는 식의 적극적 반격은 과잉방위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상대가 먼저 붙잡았더라도, 맞받아 때리기보다 물러서고 붙잡힌 부위를 떼어내는 선에서 그치는 편이 법적으로 안전하다.
한 가지 더. 단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재판까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상해가 발생하면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가 진행된다. "합의하면 그만"이라는 계산이 늘 통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감정이 앞서면 대응 순서가 꼬인다. 다툼에 휘말렸을 때는 다음 순서를 기억해 두는 편이 낫다.
핵심은 단순하다. 자리를 두고 벌어진 시비라도 몸에 손이 닿는 순간 형사 사건이 되고, 맞대응은 나를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바꿔 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