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참사 특조위가 8월 25일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두 명을 참사 희생자로 인정하면서 직무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처음으로 공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이 결정이 순직이나 국가배상을 자동으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며, 각각은 별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소방공무원은 경찰과 달리 재해보상과 국가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유족은 청구 기한과 요건을 따로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8월 25일 제64차 전원위원회에서 소방관 두 명을 참사 희생자로 인정했다. 한 명은 비번 중 비상소집돼 구조와 시신 이송을 맡았고, 다른 한 명은 구급대원으로 환자 분류와 이송을 담당했다. 두 사람 모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고, 그중 한 명은 우울과 불안, 수면장애까지 이어졌다.
특조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과 정신건강의학 전문가 자문을 종합해, 참사 현장 수습 과정에서 입은 심리적 트라우마가 사망의 직접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직무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소방공무원을 참사 희생자로 결정한 첫 사례다. 이로써 이태원 참사 공식 희생자는 162명으로 늘었다.

Mauricio Krupka Buendia
여기서 유족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이번 특조위 결정은 참사 희생자 인정이지, 그 자체로 순직이나 국가배상을 자동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의 순직은 별도 절차를 밟는다.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가 공무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심의해 순직 여부를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무원연금공단이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한다. 다만 이번처럼 트라우마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공적으로 인정한 판단이 나온 것은, 이후 순직 심사나 소송에서 유족에게 유리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전에는 신체 손상이 없는 정신질환 사망을 직무와 연결짓기가 특히 어려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배상은 재해보상과 또 다른 길이다. 국가의 위법이나 과실로 손해가 생겼을 때 국가배상법에 따라 청구하는 것으로, 재해보상급여와는 근거가 다르다.
여기서 소방공무원은 경찰과 처지가 갈린다. 헌법과 국가배상법은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예비군대원이 직무 중 순직하면 재해보상을 받는 대신 국가배상은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이중배상금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에 소방공무원은 명시돼 있지 않다. 그래서 소방공무원 유족은 경찰과 달리 재해보상급여를 받으면서 국가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물론 국가배상이 인정되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과실·위법성이 입증돼야 한다.
보상은 가만히 있으면 들어오지 않는다. 순직유족급여든 국가배상이든 유족이 직접 청구해야 하고, 청구에는 소멸시효가 있다. 사망 신고와 함께 서둘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인과관계 입증이 까다로운 만큼, 진료기록과 근무·출동 기록을 초기에 확보하고 재해보상에 밝은 변호사나 노무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