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를 한 사람도 처음에는 참고인이지만, 혐의 정황이 드러나면 '인지입건'을 거쳐 피의자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조사 도중 실시간으로 일어나며, 이때부터 진술거부권 고지와 변호인 참여 같은 피의자 절차가 적용된다. 초기 진술이 통신·위치·영상 기록과 일관되는지, 신분 전환 고지가 절차대로 됐는지가 이런 사건을 읽는 판단 기준이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사람이 곧바로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신고 직후 경찰이 신고자를 부르는 이유는 대개 마지막 목격 시점, 실종자의 상태, 연락 기록처럼 초동수사에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단계에서 신고자의 신분은 '참고인'이다.
참고인은 사건을 아는 제3자일 뿐 혐의를 받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참고인에게는 진술거부권이 별도로 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변호인의 조력도 피의자만큼 두텁게 보장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실종·강력사건에서 신고자의 진술 자체가 수사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이다. 처음 한 말이 나중에 그 사람을 겨누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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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이 피의자로 바뀌는 데에는 법에 정해진 뚜렷한 요건이 따로 있지 않다. 수사기관이 진술과 자료를 종합해 "이 사람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내부적으로 '인지(認知)' 절차를 거쳐 사건을 입건한다. 이것을 인지입건이라고 부른다. 이 순간부터 신고자는 피의자가 된다.
전환은 조사가 끝난 뒤가 아니라 조사 도중 실시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참고인으로 앉았다가,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거나 알리바이가 깨지는 정황이 드러나면 그 자리에서 피의자 신문으로 넘어간다. 이때부터는 진술거부권이 고지되고 변호인이 참여하는 '피의자 절차'가 적용된다. 신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언제 고지받았는지가 나중에 진술의 효력을 다투는 쟁점이 되기도 한다.
신고자가 용의자가 되는 사건에서 가장 무겁게 다뤄지는 것은 '가장 처음의 말과 기록'이다. 최초 112 신고 내용, 신고 시각, 마지막으로 봤다는 장소와 시간은 이후 통신 기록·CCTV·위치정보와 하나씩 대조된다. 초기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어긋나기 시작하는 지점이 바로 수사의 실마리가 된다.
그래서 초기 기록의 보존은 결정적이다. 올해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부실하게 처리된 사건은 이 문제를 반대 방향에서 보여준다. 이 사건은 신고자가 용의자가 된 경우가 아니라 담당 경찰관의 초동 대응이 부실했다는 사안이지만, 최초 신고 기록과 위험 신호가 제대로 남지 않으면 뒤늦게 실체를 밝히기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를 드러냈다. 제주경찰청은 이후 실종 사건을 112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종결하지 못하도록 절차를 바꿨다.
피의자로 전환됐다는 것과 신체가 구속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구속은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야 가능하고, 상당수 수사는 불구속 상태로 진행된다.
다만 강력사건에서는 긴급체포가 쓰이기도 한다.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는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에 해당하는 중한 죄를 지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없애거나 달아날 우려가 있으며,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해 허용된다. 살인 같은 사건에서 신고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좁혀지고 도주·증거인멸 정황이 보이면 긴급체포로 신병을 확보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수사가 신고자를 겨누기 시작하면 진술을 바꾸고 싶은 순간이 온다. 그런데 처음 한 말과 나중에 한 말이 다르면, 그 자체가 신빙성에 타격을 준다. 수사기관은 번복된 진술을 통신 내역, 이동 경로, 목격자 진술 같은 객관 자료와 다시 맞춰 보고, 어긋나는 대목을 혐의의 근거로 삼는다.
정리하면, 신고자가 용의자로 바뀌는 사건은 대체로 다음 순서로 읽으면 된다. 첫째, 초기 진술이 시간·장소·정황에서 일관된가. 둘째, 통신·위치·영상 같은 물증이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가, 아니면 반박하는가. 셋째,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시점과 그 고지가 절차대로 이뤄졌는가. 이 세 가지가 초기 정황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