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총리가 대선 출마 직전 광주 식당에 낸 150만원 후원금에 대해 법원이 기부 당시를 기준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선거법상 기부행위는 상시 금지지만 처벌 대상인지는 그 시점에 출마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났는지에 따라 갈린다. 유권자도 금지 대상자에게서 금품을 받으면 가액의 최대 50배 과태료를 물 수 있어 선거철 후원 전에 상대와 의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직전 광주의 한 식당에 낸 후원금을 두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026년 10월 1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기부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사실관계는 단순하다. 2025년 4월 15일 한 전 총리는 광주 자동차산업단지를 찾았고, 그곳 '1000원 식당'에 식재료비 성격으로 약 150만원을 후원했다. 문제는 그가 약 한 달 뒤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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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선거법 기부 규제를 '선거 기간 중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한다. 실제로는 반대다. 공직선거법은 2004년 3월 개정으로 기부행위 제한기간 자체를 없앴다. 지금은 상시 금지다.
대신 적용 대상이 사람으로 특정돼 있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포함), 정당 대표자, 선거 후보자, 그리고 '후보자가 되려는 자'와 그 배우자다. 이들은 선거와 관련이 있든 없든 자신의 선거구민 등에게 일체의 기부를 할 수 없다.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바로 여기 걸려 있었다. 한 전 총리가 돈을 낸 그 시점에 '후보자가 되려는 자'였느냐다.
재판부는 '후보자가 되려는 자'를 좁게 해석했다. 출마 의사가 외부로 표출됐거나, 언행과 신분에 비춰 입후보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판단 기준 시점도 분명히 했다. "사후에 출마를 선언했다고 해서 기부 당시로 소급해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기부 당일 광주 방문의 본래 목적이 미국 관세 조치 대응을 위한 기아 공장 간담회였고, 식당 지원은 공보실이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기획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정리하면 무죄의 축은 두 가지다. 출마 의사가 당시 객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뒤늦은 출마 선언을 과거로 끌어다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다. 바꿔 말해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뒤였다면 같은 150만원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이 규제는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115조는 후보자나 정당을 위해 누구든지 선거에 관해 기부하는 행위를 막는다. 선거 시기에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모임 밥값을 대신 내는 식의 호의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받는 쪽 부담은 더 직접적이다. 기부가 금지된 사람에게서 금품이나 음식물을 받으면, 받은 유권자에게 그 가액의 10배에서 50배에 이르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100만원어치를 받았다면 최대 수천만원이 될 수 있고, 과태료 상한은 3000만원이다. 다만 받은 것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주고 자수하면 감경되거나 면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