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서울 구룡마을 불법 망루 철거는 행정청의 행정대집행이 아니라 법원 강제집행이었고, 재개발 구역 주민이 받는 통보는 행정대집행 쪽이다. 행정대집행은 대체성·보충성·공익성 세 요건과 계고·영장통지·실행·비용징수 절차를 거쳐야 하며, 계고 기한이 지나면 곧바로 철거로 이어진다. 이의가 있다면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취소소송이나 행정심판을 내되, 실제 철거를 막으려면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야 한다.
2026년 9월 18일 새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높이 11.4m짜리 불법 망루가 헐렸다. 경찰과 소방 인력 250여 명이 투입돼 오후 3시쯤 철거가 끝났다. 뉴스만 보면 행정기관이 밀어붙인 것 같지만, 이 철거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이 함께 진행한 '법원 강제집행'이었다.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계고서를 받는 주민이 마주하는 절차는 이것과 다르다. 행정청이 스스로 철거를 실행하는 '행정대집행'이다. 두 길은 근거 법과 다투는 방법이 달라 처음부터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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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망루는 2024년 11월 총통합주민자치위원회가 행정 인력의 마을 출입을 감시하려고 세운 구조물이다. 허가 없이 도시개발구역에 세워 도시개발법을 위반했고, 위원장은 지난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집행유예 조건으로 한 달 안에 망루를 철거하라고 했지만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 법원 집행관에 의한 강제집행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의 교훈은 분명하다. 형사판결이나 민사 인도 판결에 따른 철거는 법원이 집행하고, 무허가·불법 건축물에 대한 행정청의 철거는 행정대집행으로 이뤄진다. 재개발 구역 주민 대부분이 받는 통보는 후자 쪽이다.
행정대집행법은 행정청이 스스로 철거를 실행할 수 있는 경우를 좁게 정해 두었다. 세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첫째, 대체적 작위의무여야 한다. 철거처럼 다른 사람이 대신 실행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의무만 해당한다. 둘째, 보충성이다. 이행강제금 같은 다른 수단으로는 이행을 확보하기 어려워야 한다. 셋째, 공익성이다. 불법 상태를 그대로 두는 것이 공익을 심각하게 해쳐야 한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대집행은 위법이 될 수 있다. 계고서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지점이 바로 이 요건 충족 여부다.
행정대집행은 네 단계를 밟는다. 시작은 '계고'다. 행정청은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해 문서로 "언제까지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대집행하겠다"고 알린다(행정대집행법 제3조 제1항). 이때 기한이 지나치게 짧으면 그 계고 자체가 위법이 될 수 있다.
기한이 지나면 '대집행영장 통지'가 온다. 철거 시기, 집행책임자, 비용 개산액이 적힌다(제3조 제2항). 그다음이 실제 철거인 '실행'(제4조)이고, 마지막으로 든 비용을 소유자에게 물리는 '비용징수'가 이어진다. 비용을 내지 않으면 세금 체납처럼 강제로 걷어간다(제5조·제6조).
핵심은 속도다. 계고 기한이 지나면 영장통지와 실행이 곧바로 이어진다. 위험이 임박한 예외적 상황에서는 계고와 통지를 건너뛰고 곧장 철거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계고서는 받은 날부터가 대응 시간이다.
계고와 영장통지는 그 자체가 행정처분이라 다툴 수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처분청의 상급기관에 내는 행정심판, 그리고 법원에 내는 취소소송이다. 둘 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청구해야 한다(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제한도 있다).
문제는 소송을 냈다고 철거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행정 구제는 집행부정지가 원칙이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집행은 그대로 굴러간다. 그래서 실제 철거를 막으려면 취소소송이나 행정심판과 '동시에'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하면 판단이 날 때까지 철거를 멈춰 준다.
건물이 일단 헐리고 나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겨도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다툴 뜻이 있다면 철거가 끝난 뒤가 아니라 계고서를 받은 단계에서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